야고부-두 얼굴

입력 2004-12-09 16:10:04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중 최상위권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모처럼 우리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만 15세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조사에서 우리 학생들은 문제해결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의 좋은 성적을 냈다. 종합 1위 핀란드보다 겨우 2점 적다. 위고니에르 OECD 교육 부국장은 일부 분야만 보완하면 한국은 핀란드를 앞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뛰어난 지능은 이미 여러 통계조사로 밝혀졌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토마스 폴켄 박사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전세계 180개국 국민들의 평균 지능지수(IQ) 측정결과 한국인이 1위(106)에 올랐다. 또 오스트리아 빈 대학 의대의 50개국 국민 평균 IQ 비교조사 결과 홍콩(107)에 이어 한국이 2위(106)를 차지했다. 이 경우 홍콩이 도시인 점을 감안하면 국가별 비교에서는 한국이 1위가 된다. 이번 학업성취도 1위는 한국인의 뛰어난 두뇌를 다시금 입증, 뒤엉킨 실타래같은 이 사회에 희망의 빛을 준다.

○...그런데 웬일일까. 마음 한귀퉁이가 영 찜찜하고 우울하고, 속상해지는 것은. 이토록 머리좋은 한국인들의 야누스 같은 두 얼굴 때문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입수능 부정. '믿었던' 대구에서마저 수십건이 수사선상에 올랐다니 맥이 풀린다. 게다가 고교생 41명이 여중생 3명을 1년이나 집단 성폭행한 사건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인생에서 가장 순수해야 할 10대들의 그 잔인함과 인면수심에는 그저 한숨만 나온다.

○...만약 OECD가 IQ만이 아닌 EQ(감성지수)나 인성검사 등을 한다면 한국의 성적이 어떠할까.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은 브라질 상파울루 의대의 카미타 압도 박사와 함께 성(性)지수(SQ)를 개발했다. 성범죄가 범람하는 우리사회의 SQ 수준은 모르긴해도 '위험수준'일 것 같다.

○...미국의 미셸 보바 박사는 저서를 통해 "도덕심도 '도덕지능'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도덕지능이 높을수록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고 역설했다. 보바 박사는 분별력'인내심'자제력'존중심'공정함'친절'공감능력 등 7가지를 도덕지능의 핵심으로 꼽았다. 청소년들의 좋은 머리를 어디에,어떻게 쓰도록 이끄느냐, 이것이 큰 숙제다.

전경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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