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감해야 할 연말이 다가왔다.
12월이면 길거리엔 구세군의 종소리와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고 사람들 마음은 괜히 들뜬다.
여기에 이런 저런 송년회로 인해 술자리도 많아지게 된다.
연말에는 업무 마감, 선물 마련, 카드와 연하장 챙기기 등 여러 가지 신경을 써야할 일들과 함께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는 스트레스도 심하기 마련이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원래 라틴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팽팽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마치 스프링이 곧 튕겨 나갈 듯이 조여진 상태를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스트레스를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하고 있지만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여러 가지 내·외적 요구에 대한 신체의 비특이적인 반응을 말한다.
여기서 요구란 신체의 적응이 필요한 위험, 도전이나 어떤 종류의 변화를 뜻한다.
이러한 반응은 자동적이고 즉각적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란 우리에게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에 도움을 주어 더 나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스트레스(eustress)가 있고, 우리 몸에 혼란을 야기하고 병들게 하는 나쁜 스트레스(distress)도 있다.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이 외부의 '적'(스트레스 유발요인)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반응과 유사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그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기 위한 반응'에 필요한 심장의 기능을 증대시켜 '전투준비'에 돌입한다.
반면, '전투'에 별 쓸모가 없는 소화 기관 등의 기능은 일시적으로 중지시키게 된다.
그 결과 심장 박동이 갑자기 증가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이 동그래진다.
또한 땀이 나며 피가 머리와 몸통으로 집중되는 등 전투력을 혈관 계통으로 총동원하게 된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신체 기관인 소화 기관으로의 혈액 순환이 감소되어 소화 기능은 떨어지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안 되는 것이 이와 같은 원리이다.
스트레스 반응은 호르몬을 통해 작용하는 내분비 계통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된다.
부신피질호르몬인 코티졸이 장기적으로 분비되면 혈압을 높이고 임파구수를 감소시켜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음주는 인체 내의 여러 장기에 무리를 가하게 되고 신체 저항력을 떨어뜨려 스트레스로 인한 악영향이 더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연말 스트레스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송년회를 갖되 가급적 술자리는 줄이는 것이 좋다.
조급한 마음을 떨치고, 한 해를 되돌아보며 신년을 설계하는 것은 어떨까. 특히 연말에는 남편의 늦은 귀가로 주부들이 심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상을 겪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본인은 물론 가족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다.
가까운 곳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의 삶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스트레스도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활기찬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의 양을 줄이는 것보다는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하느냐는 것이다.
위기는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트레스도 고통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장래의 발전을 위한 유익한 도전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할 것이다.
김교영기자
도움말:김희철 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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