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배운다-대구교육과학연구원

입력 2004-11-08 09:36:36

대구에서 과학에 대한 탐구를 체험과 함께 하려면 대구교육과학연구원을 찾아가볼 만하다.

학교나 유치원에서 단체로 많이 찾긴 하지만 개인들에겐 다소 낯선 곳이다.

체험팀은 어린이대공원 옆에 나란히 있는 연구원의 과학탐구부 강혁주 교사를 만나 교육과학연구원에 대해 알아보았다.

◇연구원과 푸코진자

어린이대공원만 드나들던 아이들은 대공원의 오른쪽에 있는 교육과학연구원으로 들어서는 것을 낯설어했다.

정문에서 아이들에게 "이곳에 와본 사람?"이라고 물었더니, 네 명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

모두 5, 6학년 학생들인데 지금껏 한 번도 오지 않았다는 얘기가 다소 의외였다.

본관 1층에 들어서면 건물 내부가 조금 이상하다.

전체 5층 건물 중앙에 큰 쇠구슬이 아주 느리게 흔들거리고 그 주변으로 달팽이처럼 타원형의 복도가 둘러져 있는 것이다.

심상찮은 쇠구슬과 복도. 당연하게 아이들은 그 궁금증을 강혁주 교사에게 물었다.

"이것은 푸코의 진자라는 것인데요, 지구의 자전을 알아내는 실험으로 푸코라는 과학자가 만든 것입니다.

쇠구슬을 흔들면 쇠구슬이 일정한 방향으로 직진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마침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시계 반대 방향으로 쇠구슬이 돌아요. 오후가 되면 오전보다 많이 움직이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어요. 복도는 이 진자 때문에 달팽이처럼 만들게 되었어요."

연구원은 건물 전체가 과학이라는 인상이었다.

1층의 곤충표본전시관, 수족관, 화석탐구관, 환경관을 시작으로 2, 3층엔 과학전람회에 출품된 '복도과학탐구학습실'과 '1, 2, 3 과학탐구학습실'에서 직접 체험을 해 보는 시간이 흥미를 더해 준다.

◇환경관과 화석관

1층엔 환경관과 화석관이 볼거리다.

환경관을 들어서면 지구의 역사와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체험들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은 슈퍼마켓에서 바코드를 찍는 것처럼, 진열되어 있는 상품을 선택해서 바코드를 찍으면 재활용 상태가 나타나는 코너에 큰 호기심을 보였다.

우리 주변 소음공해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탐구 코너도 인기. 헤드폰을 끼고 여러 가지 소음을 들으면 소음의 발생 원인이 쌍원경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개인용 화면에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소리 측정 단위인 데시벨 (DB)의 의미와 소음의 정도를 데시벨로 알 수 있는 분별력이 생기게 되었다.

환경호르몬의 유해성과 환경영향계산기도 재미있는 기구였다.

강 교사는 계산기 작동을 통해 "대구 시민 모두가 하루 동안 TV의 전원 플러그를 빼면 22억원이 절약된다"는 것을 직접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화석관엔 우리 지역 인근에서 발굴한 식물, 동물, 광물 화석들이 진열돼 있었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화석관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과학탐구학습실

아이들이 제일 재미있어 하는 곳이 바로 과학탐구학습실. 여기에선 초등학생들이 모르는 과학 원리들이 많이 있다.

무게만큼 물이 차오르거나 빠진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와 비행기가 뜨는 원리를 설명한 베르누이의 정리를 알 수 있고, 직접 바람을 일으켜 뜨는 날개와 뜨지 않는 날개의 차이를 설명한 모형도 흥미를 더한다.

"비행기의 날개 앞쪽이 똑같은 두께로 기울어져 있으면 비행기가 뜨지 않아요. 밑은 기울기가 얇고 위는 기울기가 두터우면 바람이 지나가면서 위쪽 공기의 속력이 빨라져 저기압 상태가 되고 날개 밑은 기압이 놓아져 위로 미는 힘이 생기는데 이것을 양력이라고 합니다

이 양력 때문에 비행기가 뜨게 됩니다.

" 설명과 함께 직접 실험 모형을 보면서 더욱 확실한 원리를 알게 되었다.

경사진 방,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원리도 아이들에겐 무척 신기한 실험이었다, 전체를 둘러보려면 약 3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개인으로 찾아와서 하나씩 실험해 보면 더욱 알찬 시간이 될 것이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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