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이면 국립대구박물관이 개관한 지 10년이 된다.
지금 대구시민 중 몇 퍼센트가 국립대구박물관이 어디에 있으며 한번이라도 찾아본 적이 있느냐는 설문 조사를 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부끄러울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것이 우리문화에 대한 인식의 현주소라고 본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소위 선진국이라는 유럽이나 미국 중심의 가치관이나 지식체계에 경도된 교육을 받아왔다.
문화나 역사에 있어서도 선진국이 우월하고 우리 것은 열등하며 가치없다는 그릇된 인식에 함몰돼 왔다
문화란 우열을 가릴 수 없으며, 다양성과 차별성이 인정되는 영역이다.
주위의 작은 것부터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살핀다면 눈도 달라질 것이다.
가을 깊어 가는 주말 오후에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우리 동네 박물관이라도 한번 찾아보자. 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 수성구 황금동 범어공원 내 야산기슭에 호젓하게 5천년의 과거를 끌어안고 조용하게 동네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졸고 있다.
거기서 우리 조상에 대한 뿌리와 역사적인 흐름을 둘러보는 것이 어떨까.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주위 들꽃 산책길에서 구절초, 기린초, 원추리, 꽃창포, 벌개미취, 옥잠화, 매말톱 등 우리 눈에 익은 꽃들도 보고 물푸레, 조팝, 배롱, 때, 자귀나무 등 예쁜 나무이름도 확인해 보자. 우리 곡식 학습장 및 산책코스를 둘러보는 덤도 있을 게다.
우리 것을 우리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 주랴. 문화의 주체성부터 확립한 뒤 남의 나라 것을 수용해야 발전적이고 균형적인 감각을 가질 수 있으며, 그때서야 비로소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눈과 귀는 세계를 향해 열어 놓되 발과 가슴은 항상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끈을 놓지 말고 주위 작은 것부터 돌아보자.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차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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