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조기검진이 최선의 예방책

입력 2004-10-12 19:12:29

10월 '핑크리본의 달'

10월은 '핑크리본의 달'이다.

한국유방건강재단과 한국유방암학회가 여성의 암 가운데 발병률 1위인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제정한 것. 그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핑크리본 캠페인이 개최됐으나 올해는 대구에서도 관련 행사가 열린다.

유방외과 전문의의 도움말과 통계를 통해 유방암에 대한 최근 동향과 건강 정보를 알아본다.

■무섭게 증가하는 유방암

유방암은 10년 전 위암, 자궁암에 이어 3번째로 빈번한 암이었으나 지난 2001년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만 7천여명의 환자가 새로 생겼으며 전체 여성 암 가운데 16.8%를 차지했다.

이는 1980년 8.7%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비율이다.

특히 40대(40~44세 19.8%, 45~49세 19.6%, 2001년 기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30대에도 환자가 많다.

최근엔 20대 환자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는 50, 60대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미국의 경우 유방암이 가장 흔한 암으로 여성 8명 중 1명에게 발생한다.

■서구화된 생활습관이 주범

유방암이 급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서구화된 생활 습관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나 된장보다는 피자나 햄버거를 좋아하고, 그 결과로 비만이 많아졌으며 과거보다 생리 시작이 빨라졌다.

여성의 사회 진출도 활발해서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미혼인 경우도 많이 있다.

결혼 후에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출산을 피한다.

아이를 낳아도 몸매를 염려해 젖을 물리기 보다 우유에 쉽게 손이 간다.

폐경이 늦어졌으며 폐경 이후의 호르몬 치료도 유행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이런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방암을 일으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기 검진이 최선

그렇지만 이 가운데 어느 한 부분을 조심한다고 해서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기 검진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다른 암도 마찬가지이지만 유방암은 조기검진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초기암인 0기나 1기인 경우는 90%의 완치율을 보이지만 3기가 넘어서면 4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흔히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자기는 건강하다고 얘기하지만 초기 암은 혹이 만져지지도 않고 아무런 증상도 없다.

그래서 한국유방암학회는 35세에 기본 검사를 권유하고 이후에는 1, 2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권유한다.

검진은 유방 사진과 초음파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한국 여성들의 유방이 크기는 작지만 조직이 치밀해서 사진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여성들의 정기검진에 초음파 검사를 권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재양 외과 원장(본지 객원 의료전문기자)은 "젊은 여성들은 유방암에 대해 방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젊은 여성들의 발병률이 높고, 젊은 여성은 유방 조직이 조밀해 자가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35세 이상이면 유방암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발률 20~30%

유방암 재발 방지에도 유념해야 한다.

유방암은 암 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환자 10명 중 9명은 5년 동안 생존해 있음을 의미)으로 올라간다.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암 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재발이 더디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한국 여성의 경우 서구에 비해 유방암 발병 연령이 낮아 재발 위험이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유방암 재발은 수술이나 치료 후 2, 3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매년 위험도가 높아진다.

수술 이후에도 유방암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이후에 유방암이 재발할 확률은 20~30%이다.

이수정 대구유방암연구회 회장(영남대 외과 교수)은 "재발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유방암은 항암제나 호르몬 치료의 효과가 높기 때문에 수술 후 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한다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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