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시인 김영랑 타계

입력 2004-09-29 11:40:23

'풀 위에 맺어지는 이슬을 본다/ 눈썹에 아롱지는 눈물을 본다/ 풀 위엔 정기가 꿈같이 오르고/ 가슴은 간곡히 입을 벌린다.

'(풀 위에 맺어지는 이슬)일제 치하 순수문학 활동을 펼친 시인 김영랑(본명 김윤식)이 1950년 9월 29일 서울에서 사망했다.

6.25전쟁 발발 뒤 서울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은신하다 포탄 파편에 맞아 죽은 것.

전라남도 강진의 부유한 지주 집안 출신인 김영랑은 1919년 3.1운동 때 강진에서 의거하려다 일본경찰에 체포돼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학에 입학, 중학부와 영문과를 거치는 동안 C.G.로세티, J.키츠 등의 시를 탐독하며 서정의 세계를 넓혔다.

1930년 박용철·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詩文學)' 동인으로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시작(詩作) 활동을 전개했다.

1935년 첫 시집인 '영랑시집(永郞詩集)'을 간행했다.

잘 다듬어진 언어로 섬세하고 영롱한 서정을 노래한 그의 시는 '맑고 깨끗한 자연의 정경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순결한 마음의 세계를 표현'하며 순수 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저항 자세를 보여주었고, 광복 후에는 민족운동에 참가하는 등 자신의 시 세계와는 달리 행동파적 일면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그런 활동에 비추어봐도 너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그였다.

▲1504년 갑자사화 발생 ▲1935년 조선육상경기협회, 제 1회 전조선육상선수권대회 개최▲1970년 문공부, 월간지 '사상계'(思想界) 등록 취소 ▲1987년 국내전화 1천만회선 돌파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