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초강국 코리아, 아성이 무너질까

입력 2004-09-09 10:59:29

젊은이들의 IT(정보기술) 문화 코드로 자리잡은 MP3 플레이어 시장에 소니와 애플, 필립스전자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져, 주목을 받고 있다.

레인콤의 '아이리버'와 삼성전자 '옙', 현원의 '모비블루' 등 국내기업들이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MP3 플레이어의 경우, 올해 국내 시장만도 15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판매량 80만대였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 이미 70만대를 돌파했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세계적 전자기업들로서는 도저히 그냥 봐줄 수 없는 셈이다. MP3 플레이어 산업화 '원조'이자 '최강국'인 한국 시장의 성공적 진출은 곧바로 세계시장의 교도보가 되기 때문이다.

소니가 가장 적극적. 소니는 지난 6월 '네트워크 워크맨 NW-E'를 출시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4개 국어를 지원하는 '아이와 XDM-S'를 내놓았다. 그동안 국내에 MP3 플레이어를 출시한 적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물량공세다.

필립스전자는 국내에서 가장 가벼운 'Key014'와 'Key016'을 내놓았고, 애플은 미니 하드디스크 타입의 '아이팟미니'를 선보였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오는 11월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3위의 (주)현원 이상욱 상무는 "외국산 MP3 플레이어들이 기능과 디자인에서 국산제품에 뒤지기 때문에 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원의 경우, 가격 때문에 고전했던 미국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2배인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역 전자제품 유통업체 관계자들도 국산 MP3 플레이어의 완승을 전망하고 있다. 동아백화점 전자담당 김완수 씨는 "소니와 샤프의 MP3 플레이어가 전시돼 있지만, 구입하는 고객은 사실상 없다"고 했고, 전자랜드21 신종일 수성지점장은 "아예 수입 MP3 플레이어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박도서 서부점장은 "국산이 가격과 품질에서 외국제품 보다 훨씬 우수한데, 왜 애프터서비스까지 불안한 외국산 MP3 플레이어를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당분간 국산 MP3 플레이어의 전성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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