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4단지 '땅장사' 의혹

입력 2004-08-25 13:56:35

수자원公, 조성원가 1400억 부풀려

한국수자원공사(한수공)가 구미4단지를 분양하면서 조성원가를 1천400억원 이상 부풀려 입주업체에게 비싼 값에 공장용지를 분양, 땅장사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비싼 분양가 인하와 과다 분양금 반환 요구 등 파문이 예상된다.

한수공이 25일 국회 건교위 소속 한나라당 김태환(金泰煥)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수공은 실시 계획 변경으로 사업기간을 연장해 발생한 추가 자본비용(이자) 618억원을 조성원가에 편법 반영하고, 국고보조금을 직접경비에서 빼지않고 총사업비에서 빼는 수법으로 46억2천여만원을 과다계상하는 등 조성원가를 1천400억원 이상 부풀려 사실상 땅장사를 해왔다는 것.

한수공은 매년 자본비용이 늘었다는 빌미로 2000년에 평당 34만원씩 분양한 땅을 2001년 35만원, 2002년 36만원으로 매년 1만원씩 늘렸다가 2003년에는 39만원, 2004년에는 43만원으로 대폭 인상해 분양했다.

한수공은 이외에도 구미4단지를 평당 공사비로 18만2천여원을 책정했으나 한국토지공사가 비슷한 시기에 조성한 왜관2지방산업단지(12만6천원), 오송생명과학단지(13만원2천원), 포항4연관단지(13만8천원)의 공사비보다 4만4천~5만6천원 가량 비싸 공사비를 부풀린 의혹도 사고 있다.

현행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시행령 제40조(분양가격의 결정 등)에 따르면 실시계획 기간 연장에 따른 이자는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한 조성원가 산정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수공 측은 이에 대해 △천재지변인 IMF 경제위기로 경기가 침체해 입주 수요가 급감했고 △4단지 진입도로공사가 부진했으며 △농림부와 농업진흥지역 해제 협의가 지연돼 2002년 실시설계를 변경해 조성기간을 당초 2000년 말에서 2006년 말로 6년 늘렸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비용을 조성원가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 그러나 "IMF를 천재지변으로 규정한 것은 잘못이고 같은 산업단지 조성기관인 한국토지공사는 IMF 이후 분양 저조에 따른 자본비용(이자)을 공사가 고스란히 부담했다"며 "특히 당초 실시설계 수립 이후 사정 변경을 이유로 늘어난 부담을 입주업체에 떠넘긴 사례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환 의원은 "싼 값에 공장을 분양해야 할 국가 공기업이 자사 이익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해 땅 장사를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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