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지하철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비 불량과 운전 미숙으로 인한 안전 사고가 최근 잇따르지만 월배 차량기지의 주정비공장이 폐쇄돼 전동차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해도 정비가 불가능하고, 대체 인력으로 투입된 기관사의 피로 누적도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오후 2시 대구지하철공사 안심차량기지 사업소. 이날 오전 6시30분쯤 성당못역에서 제동장치의 고장으로 연기가 나 승객이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던 전동차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1시28분쯤에는 율하역에서 전동차가 파킹 브레이크 고장 때문에 10분 정도 지연 운행하는 사고도 있었다.
검수팀 한 관계자는 "전동차의 연기는 주차제동장치의 공기공급 배관에서 공기가 새는 바람에 제동장치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전동차가 달린 때문"이라며 "파업 이후 검수 인원이 대폭 줄어 중대한 결함이 발생해도 현재로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대구지하철의 검수팀 인력은 현재 월배기지 14명과 안심기지 28명으로, 이는 평상시 인력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문제는 주정비 공장이 문을 닫아 정상적인 정비가 어렵다는 것.
전동차는 3일과 3개월 주기의 검수를 통해 기본적인 부품교체 및 정비를 해야하는데 파업 이후 주정비 공장인 월배기지 정비창이 문을 닫아 전동차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해도 즉각 수리가 불가능한 상태다.
공사 관계자는 "역무 자동시스템(ATO)을 운용함에 따라 전동차가 역사로 진입할 때 간혹 일부 구간의 장치에 이상이 생겨 비상 급제동을 하는 일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최소인력 근무로는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가 쉽지않아 사고 위험이 완전히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체 기관사들도 파업장기화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무요원에서 차출된 박모(48)씨는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고 안전 사고도 있어 대체 투입된 업무에 대한 심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전문 기관사가 아니어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대체 기관사 김모(33)씨도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8월말까지 운행 스케쥴이 짜여 있지만 기관사 수가 218명에서 50명으로 줄어들어 언제까지 정상 운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하철 이용객들은 "지하철역사의 냉방 시설이 가동되지 않고 배차 간격도 늘어난 데다 며칠 사이 안전사고도 잇따라 터지는 등 지하철 타기가 겁이 난다"며 "승객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파업 사태를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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