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에 버리기 '여전'
대구에서 음식 쓰레기 분리수거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1999년. 달서구부터 시작된 분리수거는 지난 2001년2월부터 대구 전 지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대구시나 구.군청 환경 담당자들은 이제 분리수거가 정착단계에 접어들어 음식물 쓰레기 매립이 법으로 금지되는 내년부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달랐다.
30일 오전11시 달성군 방천리 위생매립장.
음식 쓰레기 썩는 악취가 코를 찌르는 사이로 수거한 쓰레기를 가득 실은 청소차 한 대가 들어 섰다.
달서구에서 온 쓰레기 차량은 수백여개의 쓰레기를 담은 종량제 봉투들을 쏟아냈다.
쓰레기 봉투 하나를 뜯자 밥과 수박 등 각종 음식물 쓰레기가 뒤섞여 있었다.
부패가 심해 구더기가 기어다닐 정도였으며 다른 쓰레기 봉투에서도 음식물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이중 삼중으로 싸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두었다.
또 야채시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배추껍질, 양파껍질 등 가공전 음식물 쓰레기도 쏟아졌다.
가공전 음식쓰레기는 부패 시간이 오래 걸려 쓰레기 수거업체가 기파하는 탓에 대부분이 일반 종량제 봉투에 담겨 이곳으로 반입된다는 것이 수거업체 관계자의 설명.
매립장 박노상(46) 처리담당은 "예전보다 음식물 쓰레기의 반입이 줄어든 것 같지만 아직도 일반 주택가에서 수거해 온 일반 쓰레기 중 음식물 쓰레기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부패속도가 일반 폐기물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매립장 악취의 90%는 음식물쓰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550t 중 100t이 방천쓰레기 매립장으로 옮겨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분리수거된 음식물쓰레기 속에도 갖가지 이물질이 가득하기는 마찬가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관계자들은 "수저나 밥그릇에서부터 옷가지, 비닐봉지, 행주 등 별의별 종류가 다 뒤섞여 있다"며 "이물질 탓에 처리기계가 자주 고장나 정상적인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리.감독의 임무를 맡은 지자체에서는 '완벽한 분리수거가 실시되고 있다'며 정확한 실태 조차 제대로 파악치 못하는 실정이다.
주부 최모(34)씨는 "종량제 봉투값을 절약하기 위해 신경써서 분리수거를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가족들이 아무렇게나 쓰레기통에 버려 놓은 음식물 쓰레기를 일일이 분리해 내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모(38)씨도 "분리수거제가 실시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지금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별 신경쓰지 않고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음식물 쓰레기의 직매립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만큼 시민들에게 홍보활동을 강화, 음식물쓰레기가 종량제 봉투에 싸여 매립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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