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적십자사 인명구조대 발대식

입력 2004-07-31 08:52:48

"경북 동해안 7개 해수욕장에 물놀이 안전사고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올 휴가철에 동해안 피서객들의 수상안전을 책임질 인명구조봉사대원들이 30일 오전10시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2층 대회의실에 모여 '2004 여름철 인명구조봉사대 발대식'을 가졌다.

이번 주말부터 다음달 8일까지 월포, 화진, 장사, 대진, 고래불, 기성, 망양 등 동해안 7개 해수욕장에서 인명구조활동을 펼칠 남녀 구조대원 20여명은 모터보트, 튜브, 구명자켓 등 각종 구조장비를 챙기고 출발전 '파이팅!'을 외쳤다.

열흘동안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일하게 될 인명구조대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고 패기있는 대학생들이다.

"지난해에는 장사해수욕장에서 술에 취해 바다로 뛰어든 한 40대 남자를 구해줬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올해로 3년째 인명구조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구아미(23.여.영남대 정치행정학과)씨는 "6살때 동해안 한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 바로 눈 앞에서 같은 또래의 아이가 물에 빠져 죽어가는데 그냥 지켜봐야만 했다"며 자신이 인명구조대원이 된 계기를 밝혔다.

구씨는 "지난 2002년 인명구조원 자격증과 수상안전법 강사자격증을 동시에 땄다"며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인명구조활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으로 인명구조활동에 참가하는 송주병(24.영남대 체육학부)씨는 "인명구조대의 한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막상 해수욕장으로 실제 구조활동을 펼치려하니 마음이 설레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에는 인명구조원 자격증을 따고도 학교 시험때문에 구조활동을 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올해는 여름방학동안 뭔가 보람된 일을 하게 돼 기쁘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인명구조대원들의 하루일과는 오전9시에 시작돼 오후6시30분까지다.

구조대 근무자들은 해양경찰과 협조해 상황실을 운영하고 근무상황일지를 기록하고 매일 그날의 활동사항을 구조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만약 긴급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대장의 지시를 받아 구조활동을 하게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익사자들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초동조치를 빨리 취하는 것.'

구조대원들만이 겪는 말하기 힘든 고통도 있다.

손명철(50) 구조대장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와 백사장에 눕혀놓고 인공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익사자들이 토해내는 각종 음식물들을 그대로 받아먹어야 할 때도 있으며, 익사자를 구하지 못하고 죽기 직전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봐야 할 때는 평생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또 인명구조원들은 교통비 이외에 따로 지급받는 돈이 없다.

인명구조원들의 활동비는 행정자치부의 민간단체 공익활동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서 각종 장비나 간식 등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

하지만 인명구조봉사대는 이 예산으로 장사해수욕장에서 '안전한 여름철 물놀이를 위한 수상안전교실'을 운영하고 물놀이 안전사고 유형별 대처요령, 응급처치 시범 등 각종 수상안전 홍보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박태환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안전담당은 "올 여름 무더위때문에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해수욕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인명구조활동에 특히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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