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모두 그렇지만 브랜드라는 말처럼 사람에 따라서 각양각색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드문 것 같다.
특히 요즘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브랜드와 디자인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때이기에 누구나 브랜드에 대해 논한다.
어떤 사람은 상품명으로 인지하고 또 어떤 사람은 문화 혹은 외부적인 이미지로, 또 어떤 사람은 해당 기업이 보여주는 광고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브랜드로 이해하기도 한다.
나는 모방이 불가능한 기업 자산으로서의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100 % 공감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항상 주변 사람들의 브랜드에 대한 설왕설래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그리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브랜드 전문가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사원에서 최고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인 듯도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오히려 '통합'이 요체인 브랜드의 추진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아무튼 기업이 가진 자산 중 재무에서 생산, 영업, 마케팅, 고객, 공급자, 협력업체를 포함한 파트너 등 비즈니스를 위해 존재하는 이 모든 요소들이 바로 브랜드의 싹이고 이것들이 잘 조화되어 꽃을 피워내고 그 향기가 모두를 강렬하게 유혹할 수 있을 때 브랜드는 그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 믿고 있다.
경기가 어렵고 쉽사리 돌파구를 보이지 않는 때일수록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 수 없는 산업인 제조업을 수행하는 경영자로서 나는 브랜드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기업 내부 혹은 기업과 기업간의 프로세스 어느 것 하나로부터도 불황을 탈출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지금만큼 극심한 환경 변화가 있었던 적이 있었는가? 현재만큼 경쟁구도가 유연하게 변화하는 때가 있었는가? 소비자의 힘이 지금처럼 여과 없이 전달되는 때가 있었는가? 경기의 부진을 떠나 기업을 둘러 싼 환경 자체가 이미 기업 경영을 쉽지 않게 하는 때에 도대체 무엇이 장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투자의 방향이고 로드맵인지. 비단 나만이 고민하는 사항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결론으로서 브랜드는 기업의 총체이며 핵심이고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것이다.
왜 우리는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하는가? 왜 우리의 카세트와 CD 플레이어는 꽃도 피우지 못하고 소멸되었는가?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우리의 브랜드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는 브랜드의 뒤에는 기업이 존재하지만 기업이 명실상부한 브랜드로 승화하고 나면 부가가치는 이미 기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브랜드 그 자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코카콜라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감히 현대 경제의 기둥은 브랜드라고 그렇게 정의하고 싶다.
경제를 튼튼히 하려면 더 훌륭한 브랜드가 탄생하고 길러져 그 라이프사이클을 영생 불멸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물론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뿐더러 불멸이란 이미 가능하지 않은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오늘 우리의 브랜드인 아이리버를 바라보며 그런 꿈을 꾼다.
지구인이 아닌 우주인의 마인드와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겠다고, 그리고 세계 문명의 발상지가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듯이 아이리버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 더 나아가서는 과거와 단절된 문명으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하루하루 많은 이슈와 긴장이 우리 모두를 지치게 할 때도 있지만, 그러한 시간의 소용과 노력이 단순한 오퍼레이션에 그치지 않도록, 우리가 쓰는 자원이 지금의 열 배, 백 배의 부가가치를 내는 재화로 변모하도록 최선을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그를 위해 꼭 브랜드를 건설해 갈 것이다.
나는 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다만,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단단한 주춧돌을 하나 더 놓는 브랜드를 닦고자 할 뿐이다.
양덕준(레인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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