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준비 남다른 전략 강력한 리더 3박자 성공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국제영화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준비와 독특한 전략으로 색깔 있는 영화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처음 문을 연 부산국제영화제는 준비기간만 꼬박 10년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유럽은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해외의 국제영화제를 모조리 찾아다녔다.
500개가 넘는 전 세계의 크고 작은 영화제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모두 분석해 벤치마킹을 한 것.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 위주의 비경쟁영화제를 표방한다.
경쟁영화제로 시작해 실패를 맛본 동경영화제와 아시아 영화제로 이름난 홍콩영화제의 장단점을 적절히 소화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남들과 똑같이 할 경우 후발주자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명확히 특색 있는 분야로 치고 나가지 않는 이상 승산은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화제가 도입하고 있는 완성된 영화를 거래하는 필름 마켓을 뒤로하고 기획단계의 아이템을 사고 파는 프로젝트 마켓을 시도,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김 프로그래머는 철저한 준비와 독특한 전략도 중요하지만 더 절실한 것이 있다고 했다.
"누가 이끌고 나갈 것인가." 대구가 게임과 모바일콘텐츠를 두 축으로 문화산업도시로의 비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자 그가 가장 먼저 물어본 것도 "누가 선장인가"였다.
부산국제영화제 경우도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없었다면 성공하기 힘들었다는 뜻이었다.
"우리나라 경우 문화풍토가 아직은 열악하기 때문에 대.내외적으로 저명하면서도 리더십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외부의 장애요인들에 의해 좋은 프로그램과 전략들이 물거품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그것들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막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도 매년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기엔 37억원이라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래서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올해부터 적립금을 통한 기금조성에 나섰다.
정부에 기대지 않는 자생력을 얻기 위함이다.
한마디로 부산국제영화제 자체를 문화산업적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영화제 시장에서 색깔 있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부산국제영화제는 문화산업도시 대열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대구시의 좋은 모범사례가 아닐까.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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