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방사광 가속기 들어선다

입력 2004-07-17 11:02:01

21세기 '꿈의 장비'...盧대통령 "적극 검토"

'꿈의 장비'로 불리며 21세기 과학 대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이르면 오는 2009년 포항에 들어선다. 16일 국제물리올림피아드 및 지역혁신토론회 참석차 포항을 방문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찬회를 마친 뒤 포항가속기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백성기 연구소장으로부터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설치 건의를 받고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백 소장은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현재 제3세대 가속기보다 100억배 이상 밝은 빛을 발생해 순간 반응을 관찰할 수 있는 첨단장비로서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 각국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포항의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할 경우 선진국 10분의 1 비용으로 2009년까지 완공할 수 있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은 "대단히 중요하고, 꼭 필요한 장비"라고 답했고, 함께 가속기 시설을 시찰한 노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오찬장에서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국립암센터 포항분원 설치 건의를 받고, "현재 국립대와 연계한 거점별 지역 암센터 설치를 검토 중이며, 세계적 암센터로의 발전 가능성이 큰 포항에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방사광가속기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지난 1994년 7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설치된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다섯번째로 건설된 제3세대형 가속기로, 규모면에서는 세계 세번째의 선형가속기(길이 160m)이다.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에는 대형 선형가속기 건설이 필요한데, 포항가속기연구소측은 "현재 보유한 선형가속기의 성능을 향상할 경우 공기 단축은 물론 해외 가속기의 10% 예산으로 설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예상 공기는 5년이며, 소요예산은 1천억원으로 기존 제3세대 가속기 건설비용(1천500억원)의 3분의 2 수준이다.

방사광가속기는 거의 광속(光速)으로 가속된 전자가 방향을 바꿀 때 커브의 접선(接線) 방향으로 방출되는 강력한 빛(방사광)을 만드는 장치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빛의 수억배에 달하는 밝기의 이 빛은 신소재 개발, 의학 및 신약개발, 나노 연구 등 응용과학 및 기초과학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제3세대 가속기와 비교해 100억배 이상의 밝은 빛을 발생시키며, 100만배 이상 빠른 시간(1fs = 펨토(femto)초, 10 -15초)에 일어나는 순간반응 연구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3월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생쥐의 미세혈관을 지름 0.01mm 이하까지 촬영하는데 성공, '네이처'지에 소개되기도 했던 포항공대 제정호(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이번 기술은 2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개발한 것이며, 제4세대를 활용하면 질환의 원인을 좀더 쉽게 규명할 수 있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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