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문화적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신문도 많이 본다'
전 세계적인 신문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준의 삶의 질을 자랑하는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신문 구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3국인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신문 구독률이 높은 국가들로 꼽힌다.
세계신문협회(WAN)가 최근 발간한 '2004 세계 신문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은 신문 구독률이 90%에 이르며 노르웨이의 경우 1천 명 당 구독자 수가 684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국가 경쟁력 1위 국가로 분류된 핀란드의 경우 신문구독률은 인구 1천명당 524명으로 세계 5위를 차지했고 전체 인구의 87%가 일간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사실 핀란드는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극심한 경제 불황과 사회 혼란에 시달렸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유럽 최고 수준의 복지 국가이자 '노키아'로 대변되는 IT 강국으로 성장한 데는 세계 제일의 독서 문화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핀란드를 위시한 북유럽 국가들이 신문 왕국으로 자리 잡은 가장 큰 원인으로 철저하게 독자들의 요구와 필요에 부합하는 기사와 콘텐츠에서 찾고 있다.
전문 마케팅 회사의 발달 또한 하나의 요인이다.
핀란드의 경우 1995년 헬싱키의 거대 신문사 2곳과 주요 지역 신문 28개 등 30개 신문사가 공동 투자해 만든 '카르키 미디어'와 150개 일간 신문의 마케팅을 하고 있는 '패이칼리스메이에' 등 마케팅 전문 회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에서는 지역 신문들이 거대 중앙지보다 상대적으로 더 탄탄하며 사회적 위상도 높다.
신문이 발행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기사와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 지역 신문에서는 그 신문이 지역 주민들의 것이라는 인상을 심기 위해 그 지역의 작은 사업체 광고로 1면을 채우기도 하고 독자들이 쉽게 휴대할 수 있도록 타블로이드판으로 판형을 교체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지역 밀착형 신문은 지역 사회에서의 삶 전반에 관한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게 된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핀란드에서는 자신이 구독하는 신문에 대한 독자의 신뢰도가 88%를 넘어설 정도다.
반면 거대 중앙 일간지들은 충분한 지역정보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 형편이다.
국제, 경제, 중앙 정치 뉴스 등은 TV나 인터넷에서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정보를 전하는 중앙지들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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