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자녀 관심·적성 맨 먼저 고려해야

입력 2004-07-02 10:19:58

"캠프, 어디로 보낼까"

여름방학을 앞두고 다양한 캠프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져 오히려 부모들은 혼란스럽다.

먼 곳에 아이를 혼자 보내야 하는 부담감이나 결코 싸지 않은 참가비도 주저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가는 목적을 정하고 그에 맞는 캠프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적성.관심에 따라 선택

캠프는 짧은 시간이나마 집과 부모를 떠나 자신감과 독립심을 기르는 값진 경험을 하는 활동이다.

학교와 학원에서 모처럼 벗어나 또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마음껏 소리치며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추억거리가 된다.

단체생활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체험을 통한 사회성, 예절 등도 길러질 수 있다.

캠프를 선정할 때는 자녀 적성과 관심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부모의 욕심만으로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 내용의 캠프를 보낼 경우 학습 효과도 크지 않고 아이가 캠프에 만족하기도 어렵다.

대구YMCA 심희열 사회교육팀장은 "선택이 엇나갈 경우 자칫 '캠프는 고생만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기억돼 더 좋은 현장체험의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준비과정도 교육

놀이디자인연구소 송종대 소장은 "가서 무엇을 보고, 어떤 체험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본 아이는 아무 생각 없이 간 아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공부든 체험이든 가는 목적을 미리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참가할 프로그램을 골랐다면 그 뒤부터는 자녀가 스스로 모든 걸 준비하도록 하는 게 좋다.

준비물을 챙기는 것은 기본. 필요한 정보나 물품도 전화 문의, 인터넷 등을 통해 혼자서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옆에서 필요한 것만 도와주면 된다.

캠프를 준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교육이 될 수 있다.

송 소장은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조차 몰라 통째로 바닥에 들이붓는 아이들을 가끔 보게 된다"며 "이런 아이는 캠프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시간 때우기식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떠나기전 '너는 잘 할 수 있다'는 부모의 격려 한 마디는 캠프 기간 아이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반드시 정리를

일단 캠프를 보낸 뒤에는 아이들을 믿어야 한다.

밥은 잘 먹는지, 잠자리는 편한지, 아프지는 않은지 걱정이 되지만,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쥐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짧은 시간이나마 집과 부모의 품을 떠나 자신감과 독립심을 길러주는 것이 캠프의 참뜻. 위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녀에게 먼저 전화를 걸지 않는 게 좋다.

캠프를 다녀온 뒤에는 당장에 성과를 확인하기보다는 일단 아이들을 쉬게 한 다음 캠프기간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함께 정리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캠프 관계자들은 부모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과오로 "재미있었느냐" "밥은 잘 주더냐"는 등의 성의 없는 질문들을 지적했다.

오히려 캠프기간 중 좋았던 점, 나빴던 점, 기억에 남는 것 등을 이야기하고 이를 기행문 등의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