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업체 노사 새 불씨
"생산성 향상 등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노사 모두 좋기만 한 것은 아니죠".
기업들은 주 5일 근무제가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데 대해 업종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에 따른 업무 효율의 극대화 등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과 업무 단절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고,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는 근무 시간 단축에 따라 실질임금의 감소 피해도 입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일단 근로자들은 대부분이 여가 시간 확대와 가족관계 회복 등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 강희정(36.여.총무팀)씨는 "직장생활하느라 자녀 교육 등 가정 생활에 소홀했는데 아이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며 "미뤄 왔던 집안일을 하고 가족과의 여행.영화로 주말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동산의료원 김민종(29·홍보팀)씨도 "주말을 이용,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농사일도 제대로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제출하지 못한 대학원 졸업 논문 작업에도 시간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측에서도 주5일 근무에 대해 노사간의 이해가 있을 경우 오히려 경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방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대구환경시설공단의 경우 야간 순환근무제를 도입, 인력을 증원하지 않고 오히려 연간 2억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주5일 근무제를 이미 실시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노동 생산성 향상과 직원들의 사기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02년 7월부터 토요 휴무 형식으로 주5일 근무를 하고 있는 대구은행의 경우 근로자와 회사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것.
대구은행 인사팀의 권종림 부팀장은 "토요 휴무제가 도입되면서 직원들이 여가활동과 사내 봉사활동, 자기개발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면서 사기가 높아지고 업무 효율도 커졌다"며 "사측도 사내 연수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 직원들의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체는 '주 5일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경영자총협회의 정덕화 노사협력부장은 "제조업 등 생산 현장에서는 근로시간이 산출량과 직결되는 만큼 근로조건의 조정없이 주 40시간으로 축소되면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근로자가 1천800여명인 한 자동차부품업체의 경우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인건비 부담 증가와 생산성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주5일제 시행이 마냥 반가운 것은 아니다.
대구도시개발공사 이정희(45.신사업개발팀)씨는 "업무 특성상 제대로 주말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며 "지금도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현장감독 후 저녁에 서류를 정리하는 일이 적잖은 만큼 토요일에도 집에서 일 처리를 해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점차적으로 주5일제가 확대되기는 하지만 2011년이 되어야 주5일제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들은 다른 기업과의 근로조건 격차가 심화됨에 따른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어 또다른 노사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준기자 hoer@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