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역 폭발 사고는 질산암모늄 비료가 실린 화차와 유조차가 가까이 접근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바람에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고 국내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질산암모늄은 비료와 공업용 폭약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로 상온에서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만 가연성 물질과 함께 있거나 밀폐.압축된 상태에서 충격을 받으면 폭발한다.
서울대 화학부 백명현(56.여) 교수는 25일 "질산암모늄은 비교적 안정된 화합물로 섭씨 200도로 가열해도 산화질소만 배출할 뿐 폭발이 일어나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휘발유 등 유류를 섞으면 공업용 폭약의 원료가 될 정도로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으며, 조그만 폭발에도 연쇄반응을 일으켜 큰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질산암모늄 비료를 적재한 화차들과 유조차들을 '갈이'하던 중 부주의로 전기선에 접촉해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새어 나온 유류가 질산암모늄과 섞여 연쇄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백 교수는 "질산암모늄은 불순물을 섞거나 많은 양을 압축했을 때도 폭발하기 쉽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질산암모늄 비료를 많이 쌓아두었다가 폭발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어느 곳에든 한꺼번에 500t이상 적재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가정에서는 1t이상 취급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LP가스 수입.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량의 가스가 집중적으로 모인 상태에서 큰 충격으로, 그것도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이 일어나야 그 정도의 피해를 낼 수 있다"면서 "LP가스와 유류만으로 이 정도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화 질산사업팀의 홍정권(31) 대리는 "질산암모늄이 다이너마이트보다 폭발력이 약하긴 하지만 대량으로 실려 있을 경우 전기스파크나 물리적인 힘에 의해 이번 사고 같은 대규모 폭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특공대 김일환(33) 폭발물처리반장은 "다이너마이트 300㎏이 폭발해야 반경 10m가량이 패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이번처럼 150m깊이의 웅덩이가 패려면 다이너마이트 몇십t의 화력이 필요하다"면서 "LP가스나 휘발유만으로도 폭발은 가능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피해 규모가 이렇게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질산암모늄은 다른 폭약원료 가격의 60~70%선이라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북한에서는 주로 '질안'이라고 부르며, 대표적인 화학비료공장인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서 비료용으로 많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신문 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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