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노조 25일 파업 '초읽기'

입력 2004-05-06 12:05:03

10차 협상도 결렬 조짐

대구의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내버스 노사가 올해 임금협정 체결을 위해 지난 2월부터 9차례나 노사회의를 가졌지만 노조의 16.4%의 인상과 사측의 동결 주장이 팽팽히 맞서 타결점을 찾지못하고 6일 오후 마지막으로 10차 회의에 들어갔는데 이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노조는 10차 회의가 무산되면 7일 곧바로 대구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뒤 이달 25일 연대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다.

전국 5대 도시(서울 제외)의 시내버스 노조는 대표자회의에서 올해 임금을 도시근로자 평균생계비(4인 가족 기준)의 90% 수준으로 인상(인상률 16.4%)키로 결정했었다.

전국자동차노조 대구버스지부 장용태 지부장은 "최근 몇년동안 두차례 파업을 하면서 승용차도 택시도 못타는 학생들이 정류장에 모여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팠다"며 "이때문에 파업만은 피하고 싶지만 업계가 재정난을 내세워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있어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내버스 업계는 경영난과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임금을 오히려 삭감해야 할 형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구시내버스운송조합 남운환 전무는 "이윤을 빼고도 운송수익금이 버스 한 대당 최소 39만원이 돼야 하지만 올 들어 대당 32만원도 안되고 있다"며 "적자 누적으로 대구시내 29개 업체 중 20곳이 자본잠식 상태로 전락한 상태여서 파업 사태를 맞더라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는 시민을 볼모로 한 대중교통의 파업에 대해 이번만큼은 묵과할 수 없다며 전면 파업을 감수하고라도 강력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대중교통과 박창대 과장은 "버스 서비스 개선 등이 아닌 노사의 임금 문제에 따른 파업인 만큼 시민들의 세금을 투입해 지원하지는 않겠다"면서 "파업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기위해 전세버스 및 승합차 투입, 택시 부제 해제, 지하철 증편 등 파업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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