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예 거장 박성삼 유작품 1천52점 대구대 기증

입력 2004-05-06 12:19:04

4일 대구대 본관 2층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한국 목공예의 창시자로 일생동안 외길을 걸어온 목양(木羊) 박성삼(朴星三) 선생이 평생 동안 작업한 목공예품을 기증받고 그 대표작품 일부를 특별전시하고 있다.

목양 선생의 타계 후 모든 작품과 유품을 장녀 박정자(朴晶子) 여사가 보관해 오던 중 대구대 정영환 박물관장(조형예술대학 교수:목칠공예전공)의 스승이자 목양 선생과 오랜 지인인 전 숙명여대 김덕겸(목공예 전공) 교수, 중앙대 백태원 명예교수(목공예 전공) 등과 숙의한 끝에 대구대에 무상으로 기증하기로 한 것.

이번 기증품은 목양 선생의 유작품인 삼층농과 문갑 등 159점, 유품인 작품 제작도구와 애장품 등 511점, 수집한 골동품 382점 등 모두 1천52점으로서 감정가액만 무려 21억3천만원에 달한다.

이는 대구.경북권에서는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기증으로 한국 공예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대구대박물관은 이를 척박한 지방의 공예문화와 기증문화 확산에 불씨를 지피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전국에서는 유일한 '한국 현대 목공예 박물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규 대구대 총장은 "기증자의 교육기관 무상 기증이라는 유족의 고귀한 뜻을 기려 2005년에 200평 규모로 최신 설비와 시설을 갖춘 전시실과 작품 수장고를 신축할 것"이라며 "목양 선생의 유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일반인과 미술학도들에게도 개방해 교육자료로 널리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목양 박성삼 선생은 1907년 평안남도 출생으로 만주에서 목공예 수업을 받았으며, 194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떡갈문양 소반'으로 입선하면서 본격적인 목공예가의 길을 걷게 됐다.

해방후인 1947년 월남해 한국 목공예계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온 인물.

이후 대한민국미술대전, 상공미전, 신인공모전, 동아공예대전, 인간문화재공모전 등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1982년에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목양 선생의 집안은 부인 김병은(金秉恩) 여사와 장녀 박정자.차녀 박근자(朴槿子.서양화가)씨가 모두 목공예가로 1965년 국내에서 유일한 '목양공방 가족전'을 열어 세인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만돌린과 피아노를 즐긴 음악가이기도 했던 목양 선생은 1987년 작업장이던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서 일기를 마감한 우리 목공예계의 거목으로, 타계 후 '목양공예상'이 제정됐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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