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궁중문화가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역의 많은 분들이 전통문화의 재현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줬습니다".
종이로 만든 꽃, 궁중상화(宮中床花)가 대구대 주거환경디자인학과 김태연(金泰燕.56) 교수에 의해 재현된다.
궁중의 대연회때 격조를 높이기 위해 잔칫상에 올려진 상화는 생화를 구할 수 없었던 옛날 장식용 조화(造花)로 주로 사용했다.
영천시 대창면 조곡리에 마련된 '궁중상화 연구소 및 전시관'은 김교수가 살던 집을 개조해서 만든 것이다.
5월 1일 개관을 앞둔 전시관은 전통행사에 주로 사용됐던 지화(紙花)와 상화(床花)를 비롯, 형형색색의 종이꽃들이 한껏 자태를 뽐내며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다.
전시관 2층은 김 교수가 제작한 궁중상화 19점과 혜경궁 홍씨 회갑상에 사용됐던 상화 42점이 전시될 예정. 전시된 상화들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V드라마 '대장금'에서 임금의 연회 장면에도 나왔는데, 이는 김 교수의 자문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전시관 입구에는 우리나라 지화계의 최고 장인들의 작품이 나열돼 있다.
특히 인간문화재 김석출(84)옹이 동해안 별신제 때 사용한 다부살이(다시 산다는 뜻)꽃과 김태숙(대구대 평생대학원 교수)씨가 재현한 고(故) 이도주 스님이 수륙재 때 사용한 전통지화 등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또 이기원(영산재 장엄지화장인)씨가 영산재에 쓰이는 살모란과 작약으로 부채난 등을 치고 부처님 앞에 장식하는 팽이난, 은산별신제의 국화 등이 전시돼 우리 전통의 종이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예전에는 이같이 조화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장인을 '꽃일장이' 즉 화장(花匠)과 조화장(造花匠).지화장(紙花匠)으로 부르며 인기직업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현재 궁중상화를 연구하고 재현하려는 사람이 드물다"면서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계승자가 없거나 만들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전시관 개관과 함께 내달 28일부터 이틀간 한국화예디자인학회 총회를 대구대에 유치하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통꽃교실'과 같은 가족단위의 프로그램도 마련하는 등 궁중상화에 대한 일반인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영천.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