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17대 총선 경주 출마자 토론회는 지역경제 회생, 정치개혁, 서민생활 안정 등 시급한 현안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으나 열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현안에 대해 후보자들은 집중력있는 토론도 하지 못했고 구체적인 정책대안도 내놓지 못해 모두 함량미달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했다.
우선 시급한 현안인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 후속조치에 대해 어떤 후보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는 농가부채경감특별법 등 이미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되풀이하면서 "국회에 들어가면 구체적인 보완점을 마련하겠다"는 정도의 의견제시에 그쳤다.
열린우리당 김도현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OECD가입국가로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인 만큼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이윤을 내야 한다"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무소속 김영술 후보도 "공산품 무역에서 얻은 이익을 농민에게 돌려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으나 실현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노당 정준호 후보도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을 지금의 5%에서 40%로 높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FTA 후속조치와는 거리가 있는 답변이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시행방안도 내놓지 않았다.
무소속 임진출 후보 또한 "농.어.축산업을 하나로 묶어 연구단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것이 FTA 후속조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뚜렷하지 않았다.
사교육비 경감방안에 대해서도 후보자들은 공교육 정상화, 입시제도 개선, 특목고.자립형 사립고 등 학교형태와 교육과정 특성화 등 이미 귀에 닳도록 들었던 방안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상대방의 질문에 동문서답식의 답변도 많았다.
임진출 후보가 열린우리당이 왜 정신적 여당이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김도현 후보는 "소수여당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정신적 여당이라고 하는 것 같다"는 알쏭달쏭한 대답을 했다.
김영술 후보가 정종복 후보에게 헌재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한나라당의 대안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데 대한 정 후보의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탄핵안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을 경우 탄핵안 가결의 당사자로서 국정안정을 위한 대안이 있느냐는 뜻의 질문이었다.
그러나 정 후보는 "헌재 판결 이후 법적 절차에 따르면 된다"며 질문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답변을 해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했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많은 시청자들은 유권자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한다는 토론회 개최 의미를 후보자들이 너무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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