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근골격계 악성종양인 골육종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10~20년 전만 해도 사지를 절단하고도 환자의 대부분(80% 정도)이 2년내에 사망할 정도였다.
절단만으로는 암 세포의 전이를 막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항암화학요법(항암제치료)의 발전과 종양의 정확한 파급 정도를 알 수 있는 MRI와 같은 최신 진단 장비의 발달로 선진국에서는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최근 영남대병원은 '팀 어프로치'(team approach.유관 진료과들이 협력해 진단과 치료를 함)를 도입, 골육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병원의 신덕섭 정형외과 교수와 이경희.현명수 혈액종양내과 교수 팀은 항암화학요법과 사지구제수술(골육종이 생긴 사지를 절단하지 않고 인공관절 같은 것으로 재건하는 수술)을 시행한 환자 20명의 3년 평균 생존율이 85%였다는 결과를 지난해 대한내과학회지에 발표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치료 결과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항암화학요법은 수술 전후에 각각 2, 3회(2, 3개월 소요) 실시한다.
재건수술에는 기증자의 동종 골(骨)이나 환자의 다른 뼈를 이식하는 방법, 그리고 종양이 있는 뼈를 잘라내 저온살균과 방사선 조사 등을 통해 암 세포를 죽인 뒤 다시 붙여넣는 방법 등이 있다.
신덕섭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골육종 환자에 대해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팀 어프로치'를 통한 진단과 치료의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 달에는 발목 부분에 골육종이 있는 30대 여자 환자에게 사지구제수술을 했다.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거쳐 종양이 있는 큰 뼈를 떼어낸 뒤 다른 쪽 다리의 작은 뼈를 혈관이 붙은 상태로 떼어내 문제의 다리에 이식하는 수술이었다.
서재성 정형외과 교수가 성한 다리의 뼈를 떼내는 수술을 맡고 신 교수가 종양제거 수술을 했다.
이식한 뼈의 혈관을 이어주는 수술은 정재호 성형외과 교수의 몫이었다.
3명의 교수가 함께 수술을 한 덕에 수술 시간도 3, 4시간 단축시켰다.
결과는 더 관찰해봐야겠지만 일단 수술은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근골격계 종양은 사지, 골반, 척추 및 체간의 뼈, 근육, 신경 및 혈관 등과 그 부속기관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이 중 악성 근골격계 종양은 전체 발생하는 악성종양의 2% 정도인,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근골격계 종양 치료의 어려움은 진단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골종양의 진단은 매우 어려운 분야. 아주 숙련된 병리과 의사라고 하더라도 조직 슬라이드 한 장만으로 진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근골격계 질환의 방사선 사진 판독에 경험이 많은 의사와 근골격계 종양을 전공한 정형외과 의사의 의견, 핵의학과 의사의 조언과 검사 등 5개과의 협조가 필요하다.
악성 종양의 경우 대부분 수술 전이나 후에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소아과와 내과의 유능한 항암화학요법 전문의사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야 한다.
또 방사선 치료의 시설과 의료진도 필요하다.
수술의 단계에서는 정형외과 종양 전문의사가 종양을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지구제수술을 위해서는 숙련된 혈관외과 의사와 미세재건 수술 전문의사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근골격계 종양은 척추와 체간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척추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영남대병원은 10년 전부터 근골격계 종양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팀 어프로치'를 도입했으며 16명의 교수진이 이 팀에 참여하고 있다.
또 악성 근골격계 종양의 진단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조직학적 진단이 있을 때에는 미국 메요클리닉과 하버드대 의대 병원에 조직과 사진을 보내 1주일내 진단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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