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구지역 백화점들이 그간 무조건 '하고보자'는 식으로 일관하던 사은행사 경쟁을 일단 줄이기로 했다.
제살깎기식 출혈 경쟁에 대한 자성과 함께 지역 상권 위축의 원인이 된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 지역 백화점 3사는 10일 동성로 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한 시 상인연합회가 대구시에 제기한 사은행사 자제 요청을 전격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백화점들의 발표에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물까지 받으며 쇼핑 할 기회가 그만큼 줄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 시민은 "백화점들간 경쟁으로 사은행사를 많이 하면 할수록 백화점들은 힘들지 몰라도 시민들에겐 좋은 것 아니냐"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속을 좀 더 들여다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당장은 10% 싼 가격에 구입하는 것 같지만 이는 입점업체 수수료와 연결되고 결국 제조원가를 높일 수 있는 우려를 내포한 만큼 머지않아 물가 상승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여기에다 대자본을 가진 백화점들의 경쟁에 치여 지역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지역 상권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백화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대외적으론 '환영'의 입장을 밝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롯데백화점측은 "타 백화점들이 먼저 사은행사를 시작했고, 롯데 대구점은 최근 사은행사 줄이기를 시도했지만 타 백화점들이 오히려 더 큰 사은품을 내걸어 경쟁을 부추겼다"고 말했고, 대구.동아 백화점측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라갈 뿐"이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여기에 개점 한달도 채 되지 않은 롯데 상인점은 "개점 백화점은 백화점 알리기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타 백화점들과 똑같이 취급당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연중 벌이는 사은행사는 결코 사은행사가 아니다.
이번 일은 지역백화점들이 장삿속이 아닌 진정으로 대구시민을 위하고, 지역경제를 챙기는 '참 사은의 마음'으로 거듭나야할 때가 됐음을 보여준다.
최세정(경제부)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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