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봉하는'송환'은 어떤 영화

입력 2004-03-05 09:13:17

'송환'(送還)은 돌려보낸다는 뜻. '포로 송환',

'억류자 송환'이라는 말에서처럼 송환되는 사람은 원래 있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이

다.

19일부터 상영되는 영화 '송환'은 북한 송환을 바라는 미전향 장기수들의 이야

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카메라는 미전향 장기수 할아버지들의 주변을 맴돌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이야

기를 청해 듣기도 하다가 주변에서 불합리한 현실을 비꼬기도 한다.

돌아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포함하고 있는 '송환'이라는 단어처럼 감독의 카메라

는 특별히 강한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는 편. 이보다 관객들이 느끼게 되

는 것은 "그들도 사람"이라는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영화에서 감독이 하는 것은 관찰보다 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 할아

버지들이 모여 사는 봉천동 집, 후원회 회원들과 산행길, 이들이 함께 여는 기자회

견, 이들에게 등을 돌린 가족들과 만나는 자리, 그리고 마침내 송환되는 버스와 이

후 이들의 생활까지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감추기보다 자신의 시선이나 주관이 솔직

히 드러낸다.

1992년 미전향 장기수들을 처음 만난 후 '간첩 할아버지들'을 처음 만났을 때의

낯섦과 두려움, 그들과 친해지면서 겪는 갈등, 이별의 안타까움 등을 감독은 스스로

의 말을 통해 전하고 있다.

내레이션과 함께 보이는 화면은 감독의 시선과 닮았다 어색했던 감독 자신처럼

조심스럽던 초반의 카메라는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풍부해진다.

하이라이트는 북한 방문을 불허 당한 감독 대신 감독의 영상편지를 담고 북으로

건너간 카메라가 담아온 북송 장기수 할아버지의 목소리. "김감독은 거기 있을 때

말을 안 했지마는 내가 아들이라고 해도 다름이 없는 사람이어요." 감독이 밝히는

영화를 완성한 힘이다.

서울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와 광화문 아트큐브, 부산의 DMC6관, 광주의 광주

극장, 제주도 프리머스 제주5관 등 예술영화 전용관 다섯 곳을 시작으로 19일부터

상영된다. 상영시간 148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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