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다이어트 창시자 애트킨스 사인 논란

입력 2004-02-12 17:08:00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사를 강조한 체중 감량 식이요법을 창안해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 선풍을 일으킨 미국의 로버트 애트킨스 박사의 사망원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가 지난해 4월8일 넘어져 의식불명에 빠진 뒤 17일 72세로 숨질 당시 체중이

116㎏이나 되는 비만에다 심장병 이력도 있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0일 보도함

으로써 논란이 촉발됐다.

저널은 뉴욕시 의료조사관 보고서를 입수, 길에서 넘어져 부상해 숨진 애트킨스

박사가 사망 당시 심장발작과 출혈성 심장부전, 고혈압 등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키 180㎝에 몸무게가 115㎏의 비만이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채식 다이어트 옹호단체로 애트킨스식 다이어트를 비판해온 '책임있

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가 이 보고서를 자사에 보내 왔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 USA 투데이는 애트킨스의 병원 입원 당시 체중이 의료조사관 보고서

에 기재돼 있는 255파운드(113㎏)보다 60파운드나 적은 195파운드(88㎏)였다는 병원

의 의료기록을 보도했다.

애트킨스 다이어트법을 지지하는 '애트킨스 의사 협의회'의 스튜어트 트레이저

회장은 애트킨스 박사가 사망 전 뇌사상태로 있었던 9일 동안 수액 보충으로 63파운

드의 체중이 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레이저 회장은 "애트킨스 박사의 진료 기록에 따르면 그의 심장질환은 바이러

스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큰 심근증과 관련돼 있으며 식생활이 초래하는 심혈관 질

환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의 섭취를 엄격히 제한하는 대신 육류나 치즈, 계란 등은 "자유롭게"

먹어도 된다고 밝힌 애트킨스식 다이어트는 미국인들의 식생활 양식을 바꿀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으나 일부 보건단체들은 이런 다이어트 요법이 심장병 위

험을 증가시킨다고 비판해 왔다.

미국에서는 애트킨스식 다이어트 영향으로 육류 판매가 늘어나고 밀가루 업계가

위축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애트킨스 박사는 평생 자신이 주창한 다이어트 요법을 지켰고 이 때문에 그의

건강상태는 종종 비판론자들에게 주시의 대상이 돼 왔다.

애트킨스 박사의 부인 베로니카 여사는 "남편의 담당의사들은 만년에 그가 겪었

던 건강문제들이 식이요법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개인적인 의료기록

이 공개된 데 대해 제소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애트킨스식 다이어트용품 판매업체인 애트킨스 뉴트리셔널스는 소속 변호사들

이 이 보고서 유출경위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뉴욕시 법의실은 "담당의사도 아닌 의료단체에 이 보고서가 전달된 것은 실수였

다"고 해명했다.(뉴욕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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