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 '겨레말 큰사전' 나온다

입력 2004-01-28 10:42:51

잊혀져 가는 우리 고유의 말을 묶은 겨레말 사전이 남북 공동으로 편찬된다.

사단법인 통일맞이 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는 28일 "통일을 대비한 언어와 문

화 교류차원에서 북측과 겨레말 사전을 공동으로 편찬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어사전은 물론 출판물이 남북 공동으로 발간된 적이 없어 이번 겨레

말 사전 공동 발간 추진은 향후 국어학계는 물론 남북 문화계간 교류에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겨레말 사전 남북 공동편찬 사업은 작년 10월 평양에서 가진 실무접촉에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통일맞이측의 제의에 응함으로써 성사됐다.

양측은 작년 11월 통일맞이 정도상 사무처장과 민화협 리창덕 사무소장 명의의

의향서(LOI)를 교환했으며 향후 국어학계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추진키로 했다.

통일맞이 김재규 사무차장은 "언어는 민족고유의 유산인데다 통일 과정 자체가

정치적 통합 뿐 아니라 문화·정서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해 남북이 서로의 방언 등

문화를 이해할 때 비로소 그 뿌리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추진 배경을 설

명했다.

가칭 '남북공동 겨레말 큰사전'으로 명명된 이 사전에는 현재 표준말로 쓰이고

있는 서울과 평양말을 포함한 남북 각 지역의 방대한 방언이 수록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통일맞이측은 남북 양측이 각각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녹취

등 현장조사를 통한 실사를 거쳐 사전을 편찬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사무차장은 "내달말 평양에서 실무접촉을 거쳐 편찬 주관을 어디서 할 것인

지 등을 논의해 올해안에 합의서를 교환하게 된다면 국내 국어학계와 함께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서만 교환하면 실사작업 3년에 편찬작업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사상 최초의 남북 공동 겨레말 사전은 2009년께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지난 92년 조선말 대사전을 편찬한 사회과학원이 편찬 사업을 주관할 것

으로 보이며, 통일맞이도 국어학계와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차원의 남북언어교류는 문화관광부 산하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북한의

사회과학원과 일부 자료를 교환하는 정도이며 예산 문제 때문에 올해야 비로소 본격

적인 방언 연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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