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산업 말뚝만 박으면 되나"

입력 2003-12-18 11:15:44

"땅사고 건물짓고 고가장비를 구입하는 식의 기존방식으로 대구 전략산업을 추진할 경우 지난 밀라노프로젝트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대구시가 12월말 예비타당성조사 최종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지역전략산업'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대구지역전략산업' 수립보고회에서 토론자들은 총체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3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토론회에서 △공청회를 통한 다양한 의견수렴 여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과 중복 △전략산업기획단과 신산업사업단의 중복 △산업기반 조사여부 △대구.경북 연계성 △기존 대학연구소와의 네트워크 여부 △고급인력 확보방안 △패션육성 의지 등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대구지역전략산업은 1단계 밀라노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섬유산업만으로 한계를 느낀 대구시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와 함께 메카트로닉스, 나노, 모바일, 전통바이오 등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3천573억원(국비 2천600억, 시비 514억, 민자459억)이 투입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 1천787억원, 메카트로닉스부품산업화사업 508억원, 나노부품실용화사업 404억원, 모바일단말상용화사업 480억원, 전통바이오사업 431억원, 전략산업기획단사업 50억원 등으로 짜여져 있다.

지역전략산업 계획에 대한 이정인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지역계획실장의 보고가 끝나자 이상룡 경북대 교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 대구시전략산업, 신성장동력산업 등을 나눠 운영할 경우 지역적 낭비라며 대구.경북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지역혁신분과위원회 위원장(경북대 교수)은 나노, 바이오 등의 경우 실제 기업이 별로 없는데 누가 기술개발을 요청하느냐고 물었고, 장지상 대구테크노파크부단장은 전략산업기획단과 신산업사업단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용범 대구경북벤처기업연합회장은 지역전략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반도체업계 대표로 처음 참석할 정도라며, 대구시가 경제인들의 요구를 얼마나 들었는지 캐물었다.

또 권씨는 "대구에 기초센터가 수없이 많은데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만 짓는다고 전략산업이 육성되느냐"며 기존 대학의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빗발친 비판을 고려, 24일 다시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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