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이곳저곳 다니다보면 무슨 '원조'라는 간판을 자주 본다.
그 중에서 특히 음식점 간판에는 원조라는 말이 너무 많아 어느 곳이 진짜인지 궁금해 물어볼 때도 종종 있다.
그 때마다 모두 자기 집이 원조란다.
물론 원조라면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으로 음식 맛이 다른 집보다 독특하거나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관광의 원조는 언제쯤 혹은 어디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문헌을 보면 고대 그리스에서 올림픽 경기 참가 또는 관람을 위해 여행을 하고 숙박을 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반면 동양은 중국 주나라 시대의 '역경'이라는 책에 타국이나 다른 지방의 정책.제도.문물.풍습들을 유람, 관찰했다는 정치적 순례의 의미와 견문 확대를 위한 것으로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 말 최치원 선생의 '계원필경'에서 중국의 선진 문화를 본다는 내용에서, 고려 예종 때 상국을 방문해 문물 제도를 시찰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관광의 유래가 중국과 흡사하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관광은 고차원적인 인간 욕구의 충족 수단으로 소비행위를 유도하고 오락적.지식적.체험적 요소를 내포한다.
결국 자아실현을 위해 여행을 한다는 의미로 관광이 받아들여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가 마르코폴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유명세의 이면에는 단지 이탈리아에서 중국까지 여행을 '동방견문록'이라는 기행문으로 쓴 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동양의 신비로움을 호기심 많은 서양 사람들에게 소개함으로써 동양을 탐구하고 여행을 하도록 동기부여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보다 수세기 전에 신라에서 중국과 서역의 여러 나라를 거쳐 인도까지 순례여행을 하고 돌아온 혜초스님이 있다.
파미르 고원을 지나 중국 장안까지 가는 동안 그 지역의 풍습이나 문화 등을 기록한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돼 동.서양의 교류사를 연구하는데 동방견문록만큼 중요한 사료가 되고 한다.
우리는 오랜 관광의 역사를 갖고 있다.
더욱이 건국신화에서처럼 환인의 서자 환웅이 천하에 뜻을 품고 널리 이롭게 할만할 곳을 찾아 많은 인간 세상 중에서 유독 우리나라로 여행을 왔다고 가정해보면 세계 어느 곳보다 관광의 원조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이뤄진 관광의 문화수준을 한번쯤 생각한다면 단지 눈으로 즐기는 단순한 관광에 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끼며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여행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희도
(주)우방관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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