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에서 내달 11일로 예정된 의장 경선에 영남 후보가 당선돼 내년 총선을 지휘해야 전국정당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른바 '영남 후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상임중앙위원을 별도로 뽑지 않고 의장 경선에서 득표 순으로 뽑아 지도부를 구성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할 경우 영남후보가 경선에 나서 최소한 상임중앙위원이라도 돼야 영남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영남 후보로는 대구.경북에서 이강철 상임중앙위원, 부산.경남에서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김태랑 전 의원,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정도이며 최근 대구시지부장을 맡은 '이재용 카드'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김두관 전 장관의 행보가 가장 발빠르다.
경남도지부장을 맡은 그는 여의도에도 사무실을 얻어놓고 중앙당과 끊임없이 접촉해 의장 경선에 대비하는 인상이다.
그는 출마 의사를 묻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지만 당에서는 '강금실 카드'가 불발한다면 흥행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나서야 한다는 주문까지 하고 있다.
김태랑 전 의원은 최근 "당직에 영남 출신이 없다"며 소외론을 제기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그에게는 민주당 구주류 이미지가 남아 있어 득표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걸림돌이다.
김정길 전 장관은 자천 케이스로 오랫동안 현실 정치를 떠나 있었다는 것이 약점인데 부산 지분을 제대로 활용하면 약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으로 당내 지분이 상당한 이강철 위원이 도전해 정면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위원은 "내가 나서면 노심(盧心)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집단지도체제가 아니라 상임중앙위원을 별도로 뽑으면 출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재용 카드'는 이 지부장이 김두관 전 장관에 비해 개혁성이나 참신성에서 손색이 없다는 비교론에 근거한 것. 특히 당직자들은 "대구시장 선거에서 40%선의 지지를 얻은 전력으로 볼 때 김 전 장관에 밀릴 게 없다"며 '정동영-김두관-이재용' 등 젊은 3인방의 가상 대결 구도를 그려보고 있다.
전체 표의 35%를 차지하는 영남이 상임중앙위원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단일 후보를 내세워 직선 의장을 맡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다.
그러나 아직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의 정서가 다소 달라 후보단일화를 위해서는 다른 정서를 합치시켜 나가는 과정이 우선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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