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층 초고층 아파트 주변환경엔 '毒'

입력 2003-11-25 09:17:52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밀집된 '빌딩 숲'. 2, 3년내 대구 도심에 들어설 초고층 아파트들은 과연 친환경적일까? 환경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젓고 있다.

이들 고층건물은 주변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교통혼잡, 도시미관 저해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밖에 없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것.

영남대 토목도시환경공학부 서정인(41) 교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토지 이용효율을 높이고 도심 공동화를 억제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도시 환경적인 측면에선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도심에 20~40층 이상의 고층빌딩이 들어설 경우 일조권 및 조망권 장애, 전파장애, 도심 '열섬(heat island)효과' 증가, 쾌적한 주거환경의 저해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변 주택.건물 입주자들의 일조권이 침해돼 법적 분쟁이 따르고, TV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한다는 것.

또 초고층 빌딩 주변에 형성되는 '빌딩풍(風)'도 주변 기류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빌딩 주변에는 이상 난기류가 형성되면서 인근 저층 건물에는 기류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따라서 도심의 자동차 배출가스 등 오염된 대기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이들 지역의 오염도가 높아진다는 것.

서 교수는 "대규모의 주거공간이 들어섬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이에 따라 도심의 기온이 상승하는 열섬현상도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주상복합 아파트의 주민들이 사용하는 지하주차장에서 수천여대의 차량들이 출.퇴근시 동시간대에 배기가스를 내뿜게 되면, 이들 아파트의 배출구와 인접한 지역은 오염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들 주상복합 아파트는 주거공간의 쾌적성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에 주거공간으로서의 기능은 열악한 형편이라며, 주상복합 아파트 개발업자들의 주상복합 건축 붐을 억제할 행정기관의 제도 마련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