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부럽다" 포항, 고소득 훨씬 많아

입력 2003-11-13 11:54:03

대구시내 거주 봉급생활자의 지갑이 포항이나 구미의 봉급생활자보다 훨씬 얇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총인구 254만 명)인구의 5분의 1에 불과한 포항시(총인구 51만 명, 도심인구 30만명)에서 연봉 4천100만원 이상 받는 고액 봉급생활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당 GDP가 전국 최저 수준인 대구경제의 취약성을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전국 4위 도시' 대구의 자존심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통계다.

13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봉급생활자) 가운데 월평균 소득 345만원(연봉 4천140만원) 이상으로 매월 16만2천원씩 연금보험료를 내는 최고등급(45등급) 해당자는 대구.경북에서 4만9천332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지역별로 분류하면 포항이 1만8천500여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는 1만4천200여명, 구미(총인구 35만명, 도심인구 28만명)가 1만2천여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구지역 기업들의 급여수준이 낮고 기업규모 또는 채산성도 포항이나 구미의 기업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게다가 대구의 고액 연봉자중 다수는 대기업 대구 주재원 및 서울소재 금융회사의 지점 근무자로 '무늬만 대구사람'인 경우가 많은 반면 포항과 구미의 고액연봉자는 대부분 지역 사람들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포항에는 포스코 본.계열사를 비롯해 INI스틸, 세아제강 등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이 즐비하지만 대구에는 금융회사와 대학 및 대기업 지사.지점 등을 제외하면 월급 제대로 줄 수 있는 사업장이 몇 안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전체 봉급생활자들의 평균 임금을 따지면 대구와 포항 및 대구와 구미의 임금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전국의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 687만2천800명 중 최고 등급인 45등급자는 86만7천500여명으로 전체의 7. 5%인 반면 포항지역은 전체 봉급자 8만4천400여명 중 22%가 45등급으로 분류됐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오진석 과장은 "대구는 유통.서비스 산업 중심의 소비도시라고 하지만 가장 두터운 소비자 계층인 봉급생활자들의 지갑이 얇아 소비도시로서의 전망도 밝지 않다"며 "대구의 경제체질 개선 및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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