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분양 '수성불패'는 옛말?

입력 2003-11-10 13:48:19

지난 2001년부터 3년째 지속돼 온 아파트 분양시장의 '수성 불패'론이 무색해지고 있다.

수성구 지역이 지난달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는 주택 '투기과열지구'와 실거래가격에 의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투기지역'으로 지정(각각 2일과 20일자)된 이후 가수요가 빠져나가면서 분양시장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 지역내 아파트 시공사와 분양대행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신규 분양하고 있는 아파트의 초기 계약률이 60%내외로 크게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분양한 수성구 만촌동 '한화 꿈에그린'아파트의 경우 전체가 178가구밖에 안되는데도 1,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한 채 일반순위까지 청약을 접수했으나 계약률은 극히 저조한 가운데 시일이 지나면서 미분양 물량에 대한 문의조차 끊겨 시행사와 시공사가 애를 태우고 있다.

또 지난달 31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고, 입주자모집에 나선 월드건설의 수성구 만촌동 주상복합인 '월드메르디앙(124가구)'은 '이자 후불제'를 내세워 청약자 '줄 세우기'에는 성공했으나 당첨자 발표 직후 분양권에 프리미엄(웃돈)이 붙지않으면서 계약률은 크게 떨어졌다.

이에 앞서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고 지난달 29~31일 청약접수를 받아 11월 5~7일 계약한 수성구 파동 '태왕 리더스 파동(179가구)'의 경우도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 조건에도 불구, 만족할만한 수준의 계약률을 올리지 못했는가 하면 황금동 '황금주공' 재건축아파트(캐슬골드파크) 일반분양분의 경우도 초기 계약률 70%를 넘기지 못해 후 순위자에게 당첨권을 넘겨졌다.

이처럼 지난달부터 수성구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초기 계약률이 종전(80~90%선)에 비해 크게 떨어져 60%내외에 머물고 있는 것은 그동안 '단타'에 의한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려 청약률과 계약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던 투기세력(60~70%선 추정)의 상당수가 분양시장에서 빠져나간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구의 아파트 분양시장을 보노라면 입지여건이 좋은 곳은 60%대, 그렇지 못한 곳은 20~30%대의 초기 계약률로 준공 때까지 서서히 계약률을 높여가던 지난 2000년 이전의 분양시장으로 되돌아 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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