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로 부활하는 홍범도 장군

입력 2003-10-13 09:01:42

항일 무장투쟁 영웅인 홍범도(1868~1943) 장군을 재조명하는 문화계의 작업이 활발하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서사시가 최근 출간되고, 창극 '홍범도 장군'이 공연되는 등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홍범도 장군을 되새기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영남대 이동순(53·국어국문학) 교수는 최근 민족서사시 '홍범도'를 출간했다.

지난 1985년부터 약 18년간에 걸친 집필로 총 5부작 10권으로 '홍범도'를 완성했다.

이 서사시를 통해 이 교수는 평남 평양(최근까지 평안북도 자성 출생으로 잘못 알려졌다고 밝힘)에서 출생해 일제 강점 이후 만주 일대에서 평생을 독립운동과 후진 양성에 몸 바쳤던 홍범도 장군의 일생을 시어 하나 하나에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홍범도 장군이 시로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의 일생과 업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치령전투, 봉오동·청산리대첩 등에서 보여준 용맹 때문에 일본군은 '홍범도'라는 이름만 듣고도 도망가기 바빴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홍범도 장군을 '선택'해 서사시를 집필한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 민족의 새로운 세기가 열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장군의 업적과 생애를 재조명하는 것에서부터 근대사의 가려진 진실을 되찾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또 "계급갈등과 사상대립으로 인해 왜곡되고 폄훼된 평가를 받아온 대표적 인물인 홍범도 장군을 통해 우리 민족에게 다시 한번 민족의 의미와 시대정신에 대해 생각하며 민족사의 자존심을 되살리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가 송우혜(56)씨는 몇년전 한 월간지에 '홍범도'를 2년 가량 연재하기도 했다.

11일 오후 민족서사시 '홍범도' 출판기념회에 참석, '국내 홍범도 평가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주제로 강연을 한 송씨는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은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그 업적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채 묻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 장군의 활동상을 알기 위해 러시아, 북한, 일본의 자료를 수집·조사하고 현지를 방문하기도 한 송씨는 "냉전구도나 사실 왜곡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홍범도 장군과 같은 영웅들에 대해 우리가 재조명을 통해 사실을 규명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얼마전엔 창극 '홍범도 장군'이 공연되고, 장군의 친필 공개 및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등 홍범도 장군을 재조명하는 문화계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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