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봉산미술제 출품 김병종 교수

입력 2003-10-13 09:01:42

제11회 봉산미술제에 참여한 김병종(서울대 미술대학장) 교수는 "생명을 얘기하고, 조화와 상생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원화랑에 전시하는 20여점은 '생명의 노래' 연작시리즈다.

김 교수는 "인간과 자연과 생명체가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함께 사는 '생명의 기쁨'을 노래했다"고 풀이했다.

사람과 물고기와 물이 함께 춤추는 '수무어무인무야(水舞魚舞人舞也)'가 그렇고, 물고기와 사람이 얼싸안고 즐기는 '어락'(魚樂)이 그랬다.

닥나무 판에 붓과 먹이 만나 약동하는 생명의 세계가 나타났다.

'화첩기행'을 쓴 중견작가는 "당분간 문필작업은 접고 그림에 몰두하겠다"며 "지배-피지배 구조를 고착화하고 생명의 의미를 마모시키는 현대문명에 대항해 '생명의 노래'를 계속 부르겠다"고 말했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교수는 "초창기 '생명의 노래' 작품은 단색에 갈색선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짙은 청색과 거칠고 강한 먹선을 활용하고, 색점을 보탰다"며 "200호, 300호 짜리 대작을 만들어 내년 봄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국제아트페어 3, 4곳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그의 그림을 두고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 "자유와 해방을 꿈꾸는 유토피아의 세계를 지향한다"고 했고, 김종근씨는 "추상과 구상이 공존하고, 그림에 힘이 있으면서도 아름답다"고 평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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