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재 당시의 기억을 평생 지울 수 없을 것 같아요".
지난 3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팔공산 유스호스텔에서 열렸던 '대구지하철참사 부상자를 위한 빛을 찾는 사람들 캠프'에 모인 50여명의 부상자들은 한결같이 사고 당시의 악몽을 7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지우지 못했다.
이들의 심리적 안정과 치료를 위해 매주 대구를 찾고 있다는 서울내러티브 연구소 관계자들 역시 이 점을 인정해 캠프기간 동안 집단대화와 놀이.그림치료 등으로 부상자들의 정신적 불안감 해소에 애썼다.
부상자 최모(55.여)씨는 "잠을 자다가도 몇 번씩 잠을 깨는 일이 다반사고 지하철은 이제 다시는 탈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존재로 남아 있다"고 고백했다.
최씨는 20, 30대 젊은 부상자들의 후유증은 더욱 심해 일상 생활조차도 수행하기 어려운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씨 외 캠프 참가 부상자 대다수가 정신.육체적 고통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캠프 관계자들은 말했다.
부상자대책위가 지하철참사 부상자의 연령대별 인원을 파악한 결과, 전체 부상자 148명 중 조사자 121명의 절반 가량인 58명이 20, 30대였다는 것. 또 전체 부상자들의 건강상태는 지난 5, 6월의 조사에서 기관지협착.폐기능 저하 등 호흡기 곤란증세를 느끼는 이가 전체의 99%, 항상 불안하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이가 3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이 부상당했다는 김성길(59.대구 칠성2가동) 부상자대책위원은 "부상자들의 현상태는 단순히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인 재활치료까지 복합적으로 분석돼야 한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심리치료를 맡은 최남희 교수(서울여자보건대 간호학과)는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부상자들의 심리상태가 여전히 불안하고 일상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꾸준한 관심으로 이들의 아픔을 씻어내는 것이 사회 책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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