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시민회관에서 열린 홍혜경 독창회는 곡목선정에서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
피부를 스치는 바람결에 가을이 찾아왔음을 느끼는 저녁나절에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고 자랑해온 그녀의 존재를 이계절 만큼이나 실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프로그램은 다채로웠다.
따라서 한 성악가의 다양한 모습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자위할수도 있다.
하지만 헨델등 바로크오페라 아리아 5곡, 포레등 프랑스가곡, 슈만, 슈트라우수의 독일가곡 4곡, 우리가곡 3곡이 믹스된 내용에서 리릭 소프라노로서 자신의 면모를 부각시키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이날의 피날레인 카탈라니 '왈리'중 ' 나 이제 멀리 떠나가리'와 4곡의 앙콜곡중 ' 내이름은 미미' '오사랑하는 내 아버지' '보석의 노래'로 이어진 오페라 아리아에서 그 아쉬움을 달랠수있었다.
이날 그의 연주는 정확한 딕션, 안정된 프레이징, 적절히 안배된 셈 여림, 절제된 서정, 탄력적인 열정을 통해 평소 자신의 기량을 무난히 표현하고있었다.
또 이젠 중년의 성숙한 예술가로서 자기관리에 충실함이 듬뿍 베어져있었다.
산뜻하고 탁 쏘는 듯한 상큼함 대신 나이에 걸맞는 우아함과 담백한 격조를 느낄수 있었다.
의도적으로 무대를 장악하려는 카리스마 대신 몸에 벤 자연스런 매너에선 온몸으로 자신의 노래를 엮어가는 진지함도 느껴졌다.
피아노 반주의 B.제거는 차분히 노래를 받쳐주기는 했으나 성악과 호흡일치를 이루지는 못한 것 같았다.
특히 오페라 아리아에선 관현악의 아쉬움을 대신할 활달하고 다채로운 음색의 표현이 좀더 요구되었다.
이날 청중은 열띤 환호를 보내긴 했으나 곡마다 치는 박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
이는 연주자의 호흡을 방해할수도 있으므로 몇곡으로 엮어진 한무대의 말미에 이루어짐이 자연스러웠다는 생각이다.
1984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동양인 최초로 데뷔이래 지금까지 20개 역에 175회 이상의 공연을 치루어 온 오페라 가수로서 그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는 훗날 기대해 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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