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가까운 청도는 '반시'라는 감으로 유명하다.
반시는 씨 없는 감으로 천연염색 재료로도 뛰어나다.
가을이 되면 청도에서는 갈옷 천연 염색을 하는 집들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다음해에 감이 날 때를 대비해서 염색을 많이 해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아가면 어렵지 않게 갈옷 천연염색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태풍에 떨어진 감이 보인다면 주워서 감물 천연염색 체험을 해 보자.
◇청도 감은
먼저 청도의 특산물 현황이나 특성을 알고 가는 것이 좋다.
현재 청도군 내에서는 5천700여 가구가 감을 재배하고 있다.
청도군 전체 1만8천여 가구 가운데 약 3분의 1이 감을 재배하고 있는 셈이다.
감 생산량은 연간 1만6천t으로 경북의 42%, 전국의 약 20%를 공급하는 전국 제일의 감 생산지이다.
감이 이곳에서 재배하게 된 것은 조선 명종 1년(1545년)에 박호라는 군수가 울진 평해의 토종 감나무를 가져와 이곳 청도 감나무와 접목을 시켜 오늘날의 청도 반시를 만들었다고 한다
반시는 씨가 없는 전국 유일의 감으로도 유명하고 수분이 많아 홍시로는 최상품으로 친다.
◇갈옷이란
갈옷은 원래 제주도의 민속 옷으로 풋감 즙으로 물들인 옷을 말한다.
주로 서민의 작업복으로 이용되었는데 이조시대 이후부터 감물을 들여 입었다.
갈옷의 장점은 세탁 후 풀을 하거나 다림질 등 잔손질을 할 필요가 없고 직사광에서도 통기성이 좋아 시원하다.
또 비를 맞거나 땀이 나도 몸에 달라붙지 않으며, 감즙이 방부제 역할을 하므로 땀이 묻은 채 두어도 썩지 않아 매우 실용적이다.
또한 감 자체에 항균성이 있어 감물을 들인 천으로 침구류나 의류를 해서 입으면 피부병, 특히 아토피성 피부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감물 천연염색
▲감물을 들이러 갈 때 준비물로는 허드레 작업복이 꼭 필요하다.
고무장갑, 비닐봉지, 물들일 천 등이 필요하다.
물들일 천으로 손수건 종류나 테이블 보, 받침용 보를 준비해가는 것도 좋다.
▲감을 준비한다.
떨어진 감을 줍는 것도 방법이고 시장에서 사거나 체험지에 미리 얘기해서 구할 수 있다.
손수건 4장 정도의 옷감엔 대략 10개 정도의 감이 필요하다.
▲감을 분쇄기에 넣어 분쇄를 한 다음 감즙을 짠다.
감즙에 천을 담가 20~30분 정도 빨래하듯 주물러 준다.
이때 옷에 감물이 잘 들도록 매염제를 넣는데 보통 소금을 넣는다.
▲1차로 물들인 천은 아주 옅은 갈색을 띠는데 보통 햇빛에 3, 4일 정도 말렸다가 다시 감물을 들이면 횟수에 따라 다양한 색감을 얻는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천 색깔이 짙어지므로 취향에 따라 횟수를 조절하면 된다.
당일치기로 감물을 들이면 효과가 금방 나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다.
대개 체험으로 감물을 들였다가 물기를 없앤 다음 비닐봉지에 싸서 집으로 가져갔다가 말려야 제대로 된 색감을 얻을 수 있다.
◇염색 체험장
청도에는 감물을 이용해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드는 곳이 10여군데나 있다.
팔조령을 지나 이서, 각북으로 가는 대구~청도간 30번 지방도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꼭두서니=청도의 감물 천연 염색 터줏대감으로는 단연 꼭두서니의 김종백씨를 든다.
지난 98년부터 시작했다.
꼭두서니는 팔조령을 지나 용암 테마랜드 가는 길 중간 오른편 언덕에 있다.
이곳은 30명 이상이 되면 유료 체험이 가능하고 가족 단위 체험도 바쁠 때가 아니면 가능하다.
다만 주인으로부터 물들이는 방법만 알아서 손수 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또다른 특징으로는 약 400여 가지의 천연염색 체험이 가능한 점이다.
미리 주인과 상의한다면 평소 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천연염색이 가능하다.
문의 054)371-6135.
▲예던길따라=역시 팔조령 터널을 지나 이서면에 이르기 전 오른쪽 도로변에 예쁜 이름의 팻말이 보인다.
들판 가운데 감물 들여놓은 천이 펄럭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이곳에 가면 아담하게 꾸며진 응접실에서 오미자차를 한잔 하면서 감물로 들인 200여 가지의 제품들을 구경하고 그 제품들을 어떻게 만드는지 들을 수 있다.
주인의 솜씨를 보려면 일요일이 좋다.
미리 시간을 맞추면 체험도 가능하다.
문의 054)372-8314.
▲갈옷마을=팔조령에서 이서면을 지나 각북과 각남면 갈림길에서 각남면 쪽으로 좌회전해야 한다.
2, 3분쯤 가다 차 한대 지날 정도의 작은 다리 하나를 지나면 갈옷마을의 감물들인 천들이 펄럭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직접 감농사를 짓기 때문에 감 공급이 수월해서 비교적 천을 많이 만드는 곳이다.
체험은 힘들고 견학은 가능하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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