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실질경쟁률 '미달'

입력 2003-09-17 13:51:06

3년째 이어진 수능시험 지원자 감소세로 2001학년도에 비해 수험생이 20만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학들의 정원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재수생이 적으나마 늘어난 점, 자연계 응시자의 감소폭이 훨씬 적은 점 등은 수험생들이 입시 전략을 짜기 위해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전체 지원 현황=전국의 수능시험 응시자는 67만3천585명으로 지난해보다 2천337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지역 지원자는 6만5천407명으로 3천517명 감소했다.

3년 전인 2001학년도 수능시험 때 대구.경북 지원자 9만3천300명이었던 데 비하면 무려 2만8천명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비해 지역 4년제 대학의 입학 정원은 4만6천514명으로 지난해보다 1천809명 늘었고 2001학년도에 비해서도 3천명 많아졌다.

결국 2001학년도에 1.43대1이던 지역 4년제 대학의 예상 실질 경쟁률은 지난해 1.08대1에 이어 올해 결국 0.98대1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나타냈다.

대학 정원이 수험생 수보다 많은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선택은 더욱 인기학과로 몰릴 수밖에 없다.

1, 2학기 수시모집과 전문대 수시모집에서 나타난 이같은 지원 경향은 수능시험 이후 정시모집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4년제건, 전문대건 중.하위권 대학이나 비인기학과들의 정원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재수생 소폭 증가=전체 수능시험 지원자 수 감소세에 비해 재수생이 늘어난 점은 고3 수험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 17만9천733명이던 졸업생 응시자는 올해 4천400여명 늘어난 18만4천188명으로 집계됐다.

대구의 경우 재수생이 1만143명으로 지난해보다 279명 늘었고 경북도 4천371명으로 14명 늘었다.

내년부터 7차교육과정에 따른 입시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올해를 재수의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대학 재학생들이 여름방학 이후 대거 재수 행렬에 뛰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수년째 되풀이되는 재수생들의 수능시험 강세가 대학 재학생들의 재수를 부추긴 측면도 강하다.

고3 수험생들로선 2학기 수시모집에 적극 지원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수능시험 대비에 충실하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재수생들의 경우 수도권 대학이나 의예과, 법학과 등을 지망하는 최상위권에서 강세가 두드러지므로 고3생들이 공연히 조바심할 필요는 없다는 게 고3 담당 교사들의 얘기다.

▲자연계 비율 증가=수능시험 지원자를 계열별로 살펴보면 인문계나 예체능계에 비해 자연계 지원자의 감소 폭이 적은 점이 눈에 띈다.

대구.경북에서는 인문계가 2천583명, 예체능계가 742명 감소했으나 자연계는 192명 감소에 그쳤다.

이는 작년부터 대부분 대학들이 의.치대와 약대, 이.공계 학과들에 대한 수능 인문계 응시생들의 교차지원을 대폭 제한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교차지원이 극심했던 2001학년도와 2002학년도에 30%에도 미치지 못하던 지역의 자연계 수험생 비율은 올해 34.5%에 이르고 있다.

전국 지원자들의 계열별 비율은 인문 53.5%, 자연 31.34%, 예체능 15.12%로 나타났다.

자연계 수험생들로서는 이같은 변화가 불러올 의.약계열 경쟁률 상승, 이.공계열 합격선 변동 등에 유념해 수능시험 이후 대학.학과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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