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신당파와 구당파로 분화하면서 당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자 당직자들의 가슴앓이도 극심하다.
주요당직자 중 구당파인 정균환 원내총무 이외에 이상수 사무총장, 정세균 정책위의장, 문석호 대변인, 김택기 기조위원장이 사표를 제출, 당은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8일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정대철 대표는 이 총장의 사표만 수리했으나 당을 정상으로 되돌리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이협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브리핑할 대변인도 없는데 회의를 하면 뭐하느냐"고 했다.
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작별인사차 기자실에 들러 "당으로부터 당직 복귀 명령을 받았지만 정치인은 정치적 의사 표시(신당 참여)로서 끝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은 대변인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브리핑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대변인을 맡아 10개월 가량 일한 문 대변인은 도중 하차하는 심경이 착잡한듯 "기자 여러분과 사귀게 된 것을 좋은 인연으로 생각하고 가슴에 안고 간다"고 차분히 인사했다.
그는 당분간 대변인의 역할을 이평수 수석부대변인이 맡을 것이라며 "도와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대변인이 사실상 공석이 된 대변인실의 분위기도 스산하다.
신당과 민주당으로 쪼개질 경우 부대변인들도 계보에 따라 다른 길을 걷게 돼 서먹서먹한 분위기이며 때론 부대변인간의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정대철 대표 계보인 이평수 수석부대변인은 이미 신당행을 결정했고 이상수 전 사무총장 계보인 민영삼, 서영교 부대변인도 조만간 신당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화갑 전 대표 계보인 장전형 부대변인과 박상천 최고위원 계보인 김재두 부대변인은 민주당 잔류가 확실시 되고 있다.
한솥밥을 먹으며 호형호제하던 동지가 불구대천(?)의 적이 되는 셈이다.
당이 위기에 빠지자 구당파 성향의 당직자들은 이날 '사무직 당직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무정상화를 꾀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40여년간 반독재투쟁과 민주화운동, 중산층과 서민의 대변, 남북화해와 통일을 위해 앞장서 온 당이 신당추진세력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며 "최고위원과 지도부는 인사 등 신속한 당 시스템 정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이 정치권의 생리지만 '만남과 헤어짐'을 직접 겪는 당사자들은 떠나는 이나 남는 이 모두 마음이 편치않아 보인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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