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의 리도 섬에서 막을 올린 제6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6일 폐막식에서 '귀향(원제 The Return)'에 황금사자상을 안겨주는 것으로 11일 간의 영화 잔치를 마감했다.
영화제에 참석한 각국 관계자들은 2000년 TV 시리즈 '검은 방'을 만든 뒤 이 영화로 데뷔한 신인 감독 안드레이 즈비야진체프가 최고 영예를 차지한 것을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현지 언론과 평론가들의 평가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데다 그동안 베니스·칸·베를린 등 메이저 영화제들이 관록과 명성을 배려해온 전통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귀향'은 10년간 집을 떠나 있던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돌아와 사춘기의 두 아들을 혹독하게 훈육시키는 과정을 다룬 가족영화. 촬영 직후 숨진 청춘스타 블라디미르 가린과 함께 이반 다브론라바프, 콘스탄틴 라브로넨코 등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제 일일소식지 '필름 TV'에 따르면 17명의 평론가들은 '귀향'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7.5점을 매겨 20편의 메인 경쟁부문 초청작 가운데 3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또다른 일일소식지 'CIAK 인 모스트라'의 별점은 평균 두 개 반을 겨우 넘겨 7위권에 머물렀다.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레바논 여성감독 란다 샤할 사바그의 '연(The Kite)에 돌아갔다. '연' 역시 평론가 평점은 낮았지만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꽃핀 사랑을 그린 소재가 심사위원들의 호감을 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돌스(Dolls)'로 베니스를 찾았다가 빈손으로 귀국했던 일본 기타노 다케시는 감독상을 챙겼다. 97년 '하나비'에게 황금사자상을 안겨주었던 베니스가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한 셈이다.
남녀 주연상은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의 할리우드 데뷔작 '21그램(21Grams)에 출연한 미국 배우 숀 펜과 '로젠스트라스(Rosenstrasse)'의 독일 배우 카트자 리만이 나눠가졌고, 지난해 문소리가 차지했던 신인배우상은 프랑스 영화 '라자(Raja)'의 주연배우 나자 베살렘에 돌아갔다.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해 유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로 떠올랐던 '굿모닝, 나이트(Good Morning, Night)'의 이탈리아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는 시나리오 공로상에 머물러 또다른 이변으로 기록됐다. 기타노 다케시와 함께 평론가들의 평가에서 선두권을 형성해 수상 기대를 부풀렸던 '부산(Busan)'의 대만 감독 차이밍량(蔡明亮)도 무관에 그쳤다.
메인 경쟁부문 '베네치아 60'의 수상 결과를 보면 이변 속에서도 아시아와 미국, 유럽 각국 등에 안배하는 관행을 어기지 않았다. 또한 중동 분쟁, 나치의 유대인 탄압, 이탈리아 붉은 여단 등 현대사의 비극을 소재로 한 영화에 손을 들어주는 경향도 재확인했다.
2회 연속 수상을 노리던 '바람난 가족'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으나 불륜과 가족의 해체라는 소재가 유럽에서는 그다지 새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데다가 무거운 주제와 실험적인 접근방법을 비교적 선호하는 영화제 경향에도 맞아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상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영화 '자토이치'의 평판이 좋았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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