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저자 일연 스님을 기리고 삼국유사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제3회 일연보각국사 학술대회가 4일 오후 경북대국제회의장에서 '삼국유사의 체재와 성격'이란 주제로 경북 군위군 고로면 인각사(주지 상인스님)와 일연학 연구원(이사장 법타 스님)주최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동국대 김상현 교수가 '삼국유사의 체재(體裁)와 편목(篇目)구성'이란 주제로, 전남대 이강래 교수와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 고운기 책임연구원은 각각 '한국 고대사를 위한 삼국유사의 독법(讀法)'과 '삼국유사 체재상의 찬시(讚詩)'로 주제발표를 했다.
주제발표뒤 부산대 채상식 교수와 경북대 주보돈 교수 및 영남대 이강옥교수가 토론을 벌였다.
첫번째 주제발표에서 김상현 교수는 "삼국유사는 국가일반에 관한 역사서술인 왕력과 기이편, 그리고 불교사에 관한 서술인 흥법편 이하의 여러 편목으로 크게 나눌 수 있어 일반사와 불교사를 동시에 서술한 책으로 평가된다"며 삼국유사의 체재특징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서술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못한 점은 주목되지만 삼국유사의 성격이 역사책이냐 이야기책이냐의 양자택일식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한 뒤 "정사 또는 본사인 삼국사시에 대한 반발보다는 보족의 의미가 있었다"고 책의 성격을 규정지었다.
한국 고대사를 삼국유사와 관련, 주제발표한 이강래 교수는 "삼국유사는 삼국사기를 전제할 때 비로소 그 위상이 드러난다"고 강조한 뒤 "민족사의 시원을 여는 단군에 대한 인식이 분명치 않은 삼국사기에 비해 민족사의 앞부분에 단군의 '고조선'을 세운데서 삼국유사의 특징을 찾는 것은 널리 공유된 태도"라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유사가 고기(古記)의 자료를 인용하는 것과 관련, "상대적으로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되는 다른 자료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객관성에 신뢰를 갖지 못한 고기를 인용한 것은 고기만의 고유정보에 주안한 것"이라 추정했다.
삼국유사에 나타나는 찬시들을 살펴본 고운기 연구원은 "일연은 시인으로서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유사 곳곳에 당대 시와 노래를 수합, 정리해 놓은 일에 각별한 것은 자신의 그같은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시와 산문의 적절한 배치는 유사만의 독특한 체재상 특징"이라 밝혔다.
고 연구원은 특히 "시들은 모두 일정한 문학적 수준을 유지하고 이야기의 맥락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로써 시들이 독자적 생명력을 획득했다"면서 일연의 찬시는 장르상의 한계를 극복하고 책의 전반적인 체재상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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