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포스트U'준비하자

입력 2003-08-30 11:09:30

폐막을 하루 앞둔 2003 대구U대회 열기가 식지않고 있다.

이번 대구하계U대회는 전세계 174개국 선수와 임원, 보도진 등 약 1만여명이 참가하여 1959년 제1회 이탈리아 토리노대회 이후 최대규모의 국가가 참가한 평화와 문화의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 동티모르 팔레스타인 등 분쟁 당사국들이 대부분 참가하여 세계평화에 이바지했으며, 북한도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했다.

U대회 경기장 주변과 동성로 약전골목 등지에서 만난 U대회 참가 외국인들에게 대구U대회에 대해서 물어보자 대뜸 '판타스틱'이라고 답했다.

대구U대회가 환상적이라는 그말은 그동안 지하철 사고, 추락하는 경제 등으로 얼룩진 대구시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신감만 회복하면 태산인들 옮기지 못할까.

대구는 국내 3대 도시이면서도 지금까지 한번도 국제행사를 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U대회를 대체로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광역 중추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반전시킬 계기를 맞았다

대구 하계U대회는 일부 경기장을 개·보수하거나 리모델링해서 사용하여 적은 투자로 기대 이상의 간접효과를 낸 '경제 대회'였다.

대학생 축제여서 관광소비지출은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못하지만, 호텔업계 특수와 EXCO 홍보, 전세버스 등의 운송업계, 북한의 참가에 따른 입장권 판매, 동성로와 동변동 일대의 상가 등은 약간의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U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경주문화엑스포를 관람하여 두 행사의 시너지효과도 컸다.

"U대회를 잘 치르는 대구의 저력을 확인했습니다.

대구에서 생산되는 쉬메릭 제품도 퍽 맘에 들었습니다".

U대회 선수촌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대구에 대해 신뢰를 보냈고, 지역민들은 일체감 속에 정체성을 확인하였다.

문화이벤트를 통해 대구문화가 알려졌고, 첨단 IT도시, 섬유패션의 창조적 도시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분석한 바와 같이 대구U대회의 개최로 우리나라의 국가이미지가 제고되어 수출이 1%만 증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효과는 약 2조원에 달한다고 할 수 있다.

내일이면 U대회는 피날레를 장식하겠지만 대구U대회의 효과를 배가시키고, 경제적 부양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곧 떠날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

바로 포스트 U대회를 통해 진정한 경제적 부양효과를 창출해야한다.

이를 위해 첫째 지금 필자가 서있는 월드컵경기장 스탠드 아래에 U대회기념관을 만들어 관광상품화하고, 경기장 주변을 생활체육의 메카가 되도록 개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적절한 시기에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즉 2009년 세계육상(또는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나 2020년대에 올림픽 유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U대회 때 보여준 단합된 시민정신을 대구사랑운동이나 지역사랑운동으로 승화시켜 지역경제활성화와 연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춘근(대구.경북개발연구원 연구기획실장)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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