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한국사-이덕일 지음/휴머니스트 펴냄-말살·왜곡된 역사 바로잡기

국내 학계에서 한국사만큼 논란이 많은 분야도 많지 않다.

사료가 부족함은 물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또 많은 사료가 말살됐고, 식민사관에 의해 있는 사료조차 왜곡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통사는 드물기도 하지만 제대로 옳은 통사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이덕일(한가람 역사문화연구소 소장)씨의 '살아있는 한국사'(휴머니스트 펴냄, 전3권)는 한국사의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각으로 씌어진 한국통사다.

'새로운 시각'이라는 뜻은 '학계에서 정설로 굳어진 시각과 서술체계를 넘어설 것', '식민사관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실에 가까운 역사학 관점으로 서술될 것', '고·중·근·현대사를 총괄하고 학계의 연구와 논쟁의 성과에 대해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할 것' 등 몇 가지 전제를 적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단군조선에서 후삼국까지' '고려의 건국에서 조선 훈구파의 집권까지' '사림의 등장에서 대한제국의 멸망까지' 등 3권으로 돼있는 이 책은 각각의 권마다 뚜렷한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

즉 식민사관에 벗어난 고대사 원형복원(1권), 대륙과 해양에서 세계를 만난 고려사(2권), 노론위주의 조선후기사 서술을 지양한 민족사의 전개과정 파악(3권) 등이 각권의 주된 관점이다.

우선 고조선의 문제를 보자. 그동안 고조선에 대한 주요 쟁점은 중심지 위치문제인데 대동강 중심설, 요녕 중심설, 요동에서 대동강 유역으로 이동했다는 중심지 이동설 등 3가지 설에 대해 그 근거와 연구경향을 소개하고 전면적인 재정립을 제기하고 있다.

또 고조선의 멸망후 이어지는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를 부여·가야를 포함하는 열국시대로 규정해 새로운 역사인식방법도 제시한다.

조선사의 경우, 인조반정을 분수령으로 삼아 시대사를 구분하고 있다.

인조반정이후 왕권을 능가하는 세력을 구축한 서인-노론의 집권은 조선 멸망까지 이어지는데 그동안 노론 위주의 역사서술은 이들을 미화하고 있어 이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지은이는 머릿글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대륙성과 해양성을 복원하고 '정설'에 매이지 않는 다양한 해석들을 제시하려했다고 저작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