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역예산 확보에 '빨간불'

입력 2003-08-16 10:36:13

예산처 "신규사업 재원 기존재원 깎아 마련"

내년도 지역 예산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역 각종 현안사업에 대해 기획예산처가 제동을 걸면서 '줄삭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산처가 내년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 "신규사업 재원을 기존사업 감축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예산확보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SOC 예산=대구 지하철 2호선 건설비는 대구시가 1천610억원을 요청했지만 예산처는 379억원을 깎은 1천231억원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비지원 불균형분 526억원은 전액 수용한 상태. 특히 구지 및 봉무 지방산업단지 진입도로 예산은 신규사업이란 이유로 모두 삭감됐다. 다만 구지단지 진입도로에 대해 예산처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비교적 높은 사업'으로 분류돼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대구선 철도 이설사업은 시와 철도청이 252억원을 요청했으나 아직 뚜렷한 확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방 바이오 밸리 및 노인치매병원 증축=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2억원씩 출자, 삼성경제연구소에 타당성 용역을 의뢰한 상태. 내달초에 나올 중간 보고서를 바탕으로 예산처에 밸리 조성 설계비 21억원(대구 12억원, 경북 9억원)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치매요양병원 증축 사업비는 시가 17억원을 요구했지만 예산처는 9억7천만원만 반영, 증축 규모가 40병상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대구 동구보건소 건립예산 5억원이 신규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전략산업 예산=밀라노프로젝트 2단계 사업으로 시가 794억원을 신청했으나 예산처는 1단계 사업을 평가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수준을 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푹 삭감이 불가피하다. 또 전통생물소재산업화 센터, 나노부품 실용화센터 설립, 메카트로닉스 부품산업화센터 등을 총액사업으로 분류, "KDI와 산업연구원의 타당성 평가 용역 후 예산을 반영한다"는 계획이어서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또 한국안경산업 종합지원센터 예산은 전액 삭감돼 산자부가 당초 3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예산을 축소, 예산처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공동물류센터 예산은 시가 16억3천만원을 신청했으나 12억원으로 삭감됐고 대구경북산업디자인센터는 50억원을 요구, 30억원만 반영된 상태다.

◇지하철 참사 진료대책=시와 보건복지부가 부상자 평생 진료비 35억5천만원과 후유증 연구용역비를 포함, 41억5천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당초 요구액 43억원 보다는 줄어들었으나 정부 예비비 또는 내년도 예산으로 지원될 것이 확실시 된다.

국회 예결위 한 관계자는 "각 지역 요구를 담아 54개 중앙 부처가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30.8% 증가한 30조원 가량"이라며 "이는 내년도 가용재원에서 법정교부금 등을 제외한 액수를 10배 이상 웃도는 규모인만큼 지역 예산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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