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의 세번째 이야기다.
간절히 원하면 여우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계단을 소재로 여고생들의 시기와 질투가 빚어낸 저주의 공포를 그렸다.
기숙사로 가는 길에 28개의 계단이 있다.
"여우야! 여우야! 내 소원을 들어줘…"라고 빌면 29번째 계단이 나타나면서 소원이 이뤄진다.
예술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진성(송지효)과 소희(박한별)는 무용반 단짝. 항상 일등을 하는 소희는 반 아이들에게도 '인기 짱'이다.
소희의 소원은 "항상 진성이 옆에 있게 해줘". 그러나 진성은 '2등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발레 콩쿠르에 나갈 대표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진성은 여우 계단에서 "내가 나갈 수 있게 해줘"라고 빈다.
다투던 소희가 계단에 굴러 떨어지면서 진성은 소원을 이룬다.
이를 비관한 소희는 투신자살한다
한편 몸무게로 따돌림을 당하는 혜주(조안)는 '소희 마니아'. 그녀가 죽은 뒤에는 "소희가 내 곁에 있게 해줘"라고 기도한다.
여우계단은 이들의 소원을 모두 들어준다.
소희의 원혼은 혜주에게 옮아가 진성의 곁에서 피의 복수를 시작한다
1편이 학교 폭력, 2편이 심리적인 폭력이 공포의 대상이었다면 3편은 여고생이 가지는 욕망에 대한 공포감을 그렸다.
여우계단을 오르는 여고생들의 갖가지 열등감과 패배감이 소원으로 이어지면서 부메랑처럼 저주가 되돌아오는 식이다.
여고시절을 겪거나 겪고 있는 감독(윤재연)과 주연배우들이 나와 그들만의 은밀한 질투의 변주곡을 스크린에 그려나간다.
특히 폐교를 이용한 세트가 음산하다.
불만 꺼지면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미술실의 조소들, 음침한 지하작업실에 묘한 공포감이 팽배한 기숙사, 그리고 계단… . 학교 괴담을 풀어나가는 감독의 장치들이 섬뜩하다.
신인 연기자들의 연기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일본 영화 '링'의 이미지를 채용한 것이나, 공포의 틀이 전편들에 비해 새롭지 않다는 것이 흠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97분.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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