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서울의 한 친구가 가끔 대구를 방문할 때마다 '독특한 대구냄새'를 이야기했다.
물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대구의 관문인 팔달교 주변에만 들어서면 독특한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했던 적이 있었다.
서울친구는 고속버스를 타고 대구에 올 때마다 '냄새'때문에 불쾌해했고, 그 때문에 대구가 쉽게 정이 안든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 친구는 평생동안 대구만 떠올리면 '그 냄새'를 기억할지도 모른다.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냉랭하던 U대회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특히 이번대회에 대규모의 북한 응원단이 참석한다는 소식에 대구.경북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 아시안게임때 TV보니까 한결같이 인형같은 모습이던데 역시 남남북녀란 옛말이 틀린 말이 아니야. 이번에 직접 보면 알겠지만…"하면서 화젯거리가 된다.
기자는 최근 북한응원단이 묵게 될 팔공산 자락의 대구은행 연수원을 둘러봤다.
연수원측은 귀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잔디광장과 정원을 손질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류창섭 원장은 "최대한 편안하게 지내다 돌아가도록 배려한다"는 방침이다.
숙소와 주변시설은 고급호텔 못지않아 310명의 대규모 응원단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특히 응원단이 묵을 4, 5층의 숙소에서 내려다보이는 팔공산의 전경은 장관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주범은 연수원 정문 근처의 돈사와 축사에서 풍겨 나오는 '가축분뇨' 냄새였다.
요즘처럼 날씨가 흐리면 냄새는 더욱 극심해진다.
아마도 그들은 북한으로 돌아가서 대구를 '냄새나는 도시'로 기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어떤이들은 "북한에는 돼지 안 먹이나? 그쪽에서는 더 심한 악취가 풍길지도 모르는데….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처럼의 귀한 손님(?)에게 '쾌적한 대구, 멋진 시민'의 모습을 각인시키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도리가 아닐까? 가정에서 손님을 맞이할 때도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는 등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것처럼.이홍섭기자 sh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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