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파업...협력업체 연쇄도산 위기

입력 2003-07-30 11:39:05

현대자동차의 장기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이 연쇄도산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상당수 협력업체가 이달 중순부터 조업 단축 및 중단, 휴업 돌입 등 생산에 파행을 겪고 있으며 2, 3차 부품업체의 피해까지 합하면 매출손실은 1조9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2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전국 400여개 1차 협력업체가 지난 6월부터 계속된 모기업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및 납품이 거의 중단돼 9천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3천여개의 2, 3차 부품업체의 피해액은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동안 조업을 중단하거나 단축해오던 대구지역의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이번주 들어 일제히 휴가에 돌입, 사실상 공장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들 부품업체의 2, 3차 하청업체들은 자금난에 몰려 일부는 벌써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케이블, 페달, 변속기레버 등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ㄱ업체의 경우 거의 한달간 공장가동을 중단해 매출손실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6개월동안 쌓아온 흑자를 한달만에 다 날린 셈이다. 완성차업체의 조업중단으로 부품공급이 중단돼 아예 생산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투자비 손실, 인건비 등을 감안할 경우 실제 피해액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휴가에 들어간 이 업체는 7월에 6일간은 휴업을 신청했으며 8월에도 휴업계획을 가지고 있다.

램프와 레버를 납품하는 ㄴ업체도 이번주 생산라인을 중단시킨채 전면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휴가기간이라도 일부 직원들이 남아 공장을 가동했지만 올해의 경우 거의 전직원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웠다. 갈수록 쌓이는 재고를 감안, 회사측서 이번주 부품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평소 잔업을 포함해 하루 11시간정도 하던 작업을 7월부터 8시간으로 줄였는데 그나마 1, 2시간은 교육시간으로 채우는 경우도 많았다. 회사 관계자는 재고가 쌓이는 만큼 손실도 그만큼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클러치를 주로 생산하는 ㄷ업체도 벌써 30%정도의 매출손실을 입고 있다. 대구와 구미의 공장 모두 가동을 중단하고 휴가에 들어갔으나 재고누적으로 향후 정상조업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조업중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곤기자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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