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시대 이렇게 변한다-(11)러닝 소사이어티

입력 2003-07-30 09:24:26

8월 임시국회(8월1일부터 30일까지 30일 회기)에서 우선 처리될 주5일 근무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재계가 주5일제와 관련, 현재의 정부안이 마지노선이라며, 정부안을 수정하려는 협상에는 더이상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 앞으로 주5일제 협상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 28일 박관용 국회의장 및 양당 정책위 의장과 손길승 회장을 비롯한 전경련 회장단과의 오찬 결과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정부안을 수정하면 경제계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전경련은 현재의 노사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차선책으로 정부의 주5일제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정부안대로 주5일제가 통과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약 9% 정도 증가하고 인건비 비중이 큰 제조업체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시간당 노동임금을 인상시키는 효과까지 있으며 기업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아직까지 우리 현실과는 맞지 않다'는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주5일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여러가지 배경이 있겠으나 우선은 두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보다 적은 시간에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경제구조로 이행하면서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 경제도 중국의 추격 등 저부가가치 분야의 국제경쟁력이 위태로워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장시간 노동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적 부가가치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노사가 협력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켜, 산업재해를 줄이고 주5일 근무제의 기반을 마련하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줄어든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보전에 대한 견해차로 주5일 근무제에 대한 합의는 도출되지 않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때 기업이 살아남을 가장 중요한 관건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제품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일이고, 이 일은 결국 사람이 해낼 수 있다.

따라서 직원을 채용하거나 활용하는데 종전처럼 무사안일로는 절대 살아남기 어렵다.

직원을 전략적으로 경영해야한다.

이미 우리보다 먼저 주5일제를 도입한 대부분의 해외 기업들이 직원들의 전략경영에 나서고 있다.

혼다 자동차의 창업주인 고 혼다 소이치로 회장은 입버릇처럼 부하직원들에게 "너는 모가지이다"는 말을 내뱉았다.

혼다의 임원 가운데 '모가지'란 말을 단 한 번이라도 듣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혼다의 제3대 사장인 구매씨의 경우 '너는 모가지'란 말을 듣자 이를 그대로 믿고 두달가량 낙향해버렸다.

혼다 회장이 구매씨의 고향으로 찾아가 "내가 말하는 '모가지'란 격려와 같은 것이다"라고 말해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두달 가량 무단결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씨는 사장까지 승진을 거듭했다.

이와 같은 큰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그 성과로 사장에까지 승진할 수 있는 것이 혼다 자동차의 기업문화인 것이다.

혼다와 같이 직원의 개성적인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 리더(상급자)는 하급자를 초월적인 입장에서 관리해서는 안된다.

하급자와 자신 사이의 벽을 쌓고, 관리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하급자를 지원하는 입장이 돼야한다.

직원들의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되는 주5일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기업주들은 평생 배우고 또 공부하는 사회(러닝 소사이어티=learning society)를 지향하고, 그런 분위기를 회사에 도입하려는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능률협회에서 주관한 2003 경영대상을 수상한 원대연 제일모직 사장은 직원들의 퀄리티를 높이고, 신명나는 회사문화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해내는 사례를 담고 있는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을 전 직원들과 함께 읽었으며,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이 매일신문사와 함께 여는 스티븐 코비 박사의 세븐 해비츠(7 habits)에 제3기과정을 수료한 심규탁(일동화학 〈주〉 영업이사), 이석태(고려철강 품질영업차장), 이정진(현대화이바 대리)씨 등은 회사측의 배려와 경비부담으로 10주 교육을 수료했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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