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총기 관련 사건들이 단서 확보 부재 등의 이유로 여지껏 수사의 진척이 거의 없어 '대구에서 총기 사건만 나면 미제'라는 말까지 경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어떤 총기관련 사건이 있었나 = 지역에서 3년새 일어난 총기관련 사건 중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은 총기피탈.총포사주인 살인 및 은행강도 등 모두 3건이다.
지난 2000년 3월1일 밤 11시10분쯤 신암3동 골목에서 당시 대구 동부경찰서 남신암파출소에 근무하던 최모 경장이 여자폭행범을 검거하러 출동했다가 38구경 권총 1정과 실탄 4발을 빼앗기고 부상을 입었다.
2001년 12월 7일과 11일에는 봉덕동 ㄱ총포사 주인이 살해되고 엽총 2정이 도난된 뒤 이 총을 사용한 복면 강도가 기업은행 공단지점에 침입해 현금 1억2천600만원을 빼앗아갔다. 이들 사건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어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초동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관 총기 피탈사건 경우 사건발생후 출동 경찰관들이 신속한 주민신고에도 불구하고 '총기 및 범인검거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허술한 대응태세를 취한 데 따른 결과였다는 것.
경찰 한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해 검거하는 과정에서 범인을 놓치고 권총까지 빼앗기는 등 총기 관리상의 허점을 보였으며, 함께 출동했던 경찰관은 2인1조의 범인검거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총포사 주인 살인 및 은행강도 사건의 경우 범인이 탈취해 간 총기 수를 경찰이 잘못 파악했다가 뒤늦게 바꾸는 등 초동수사가 '형식적 수사'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로 인해 며칠후 기업은행 강도사건으로 이어지는 등 제2의 범행을 막지 못했다.
반면 정신질환 가장에 의한 살해.자살 사건으로 결론난 '범어동 일가족 엽총 피살 사건'(작년 11월 발생) 정도만 경찰수사가 그나마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3일 안에 해결 못하면 장기화돼 = 수사기간이 길어지면 인력을 축소할 수밖에 없고 제보.신고 또는 검문검색에서 용의자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사건해결이 거의 어려워진다. 한 경찰관은 "사건후 3일 안에 범인을 잡거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해결은 불가능하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현재 지역 총기관련 미제사건들은 모두 해당 경찰서 형사전담 1개반만 운영되고 있는 형편이며 그나마 이름만 전담일 뿐 다른 사건도 함께 맡고 있어 사실상 수사인력 운용이 끊긴 상태이다.
총기관련 미제사건을 맡고 있는 한 경찰서 수사간부는 "수사기구 자체가 상설운용이 아닌 임시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초동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은 경찰과 국과수.관계 전문가들이 함께 종합적 분석을 통해 수사 방향을 설정하다 보니 시민들로서는 신속함이 결여된 것처럼 비치는 것이 아니겠냐"고 해명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지방경찰청 단위의 장기미제사건 전담반 구성을 해야 하며 공소시효가 지나더라도 진실을 밝힌다는 사명감을 갖고 미제사건을 해결하겠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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